어제는 삼일절이기도 했지만 저의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국경일을 생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작은 비애일 수도 있지만, 학창시절 친구들과 생일을 함께 지내본 기억이 별로 없지요.
성인이 되서는 나름대로 꽤를 내어 전날 모여 밤새 마시며 놀기도 해서 오히려 더 즐길 수 있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일에 대한 의미도 점차 희석되고, 특히나 남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여느 대한민국의 남자들처럼 그저 그렇게 보내다가 챙겨야할 사람들이 생기면서 상대의 생일을 챙기기 위해 제 생일도 챙겨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더군요.
이런저런 핑계로 넘어가려해도 결국은 가족과 모여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정작 자신의 생일상에는 무척이나 쑥스럽고 어색한 것이 사실인데, 이것도 몇번 하다보니 익숙해 지더군요. ㅋㅋㅋ
아무튼....
올해는 네 살난 아들 덕분에 기억될 만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 다 그렇듯 이 녀석도 케익과 촛불을 무척이나 좋아라 합니다.
주변에서 본 것은 있어서 노래하고 촛불 끄고 박수치고...ㅋㅋㅋ
유난히 글을 빨리 깨우쳤던 녀석이라 저를 닯았으면 노래도 빨리 하겠다 싶었는데, 이상하게 노래는 안하려고 들더군요.
그러던 녀석이 어제는 아빠 생일이냐며 촛불을 켜야한다고 녀석이 더 난리였습니다.
결국 다 늦은 저녁에 케익을 사러 추운 날씨를 뚫고 외출도 해야했고, 그렇게 사온 케익에 초를 켜고 이 녀석이 노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그 기분....ㅋㅋㅋ
요즘 한창 말도 안듣고 말썽만 피우는 시기라 매일 혼이나고 울고불고 하는 나날의 연속이었는데, 참으로 그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워낙 아이를 싫어했었고, 늦은 결혼에 갖고 싶은 아이도 가질 수 없던 경험을 통해 아이의 소중함도 많이 깨달아가는 과정에 얻은 녀석이라 더 귀히 여겨져서도 아닙니다.
그냥 그 순간, 그 자체가 참 감동스러운 무엇이 있었습니다.
같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학생들의 부모님이 아마도 저의 그것과 같은 느낌으로 여러분들을 키우셨으리라 믿습니다.
상황이야 어쨌건 마음은 다 한결같으셨을 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다소 표현이 어색하고 전달되지 않는 마음들이 많았겠지만 여러분들에게 부모님의 마음은 무엇하나 남의 그것과 다른 것은 없을 것입니다.
남의 부모는 이런데 왜 내 부모는 이럴까...
정작 자신은 남의 자식과 비교하지 말라고 주장하면서 본인은 그렇게 남의 부모와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의 마음은 부모가 되어봐야 안다고들 합니다.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어차피 경험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다하여,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하거나 짐작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얼마나 이해하려 노력했는가에 따라 훗날 그 분들이 계시지 않을 때, 정작 자신에 대한 통한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시고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하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네요.
지금 저와 유학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저는 이런 말을 합니다.
" 부모님과 앞으로 살 부비며 살 수 있는 시간은 아마도 일 년을 넘지 못할 것이다~! "
어쩌면 일 년이 넘어서는 안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장성한 자식이 언제까지 부모님 슬하에서 보호받으며 살아야 할까요.
이는 자식의 미래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생일 이야기에서 꽤 멀리 왔군요.
어린 학생들이 놓이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너무 많은 듯 하여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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