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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이야기

약속을 생명처럼...

Jason Park 2011. 6. 17. 20:20

우리나라 사람들은 융통성과 우유부단함을 자주 혼돈하는 듯 합니다.  이것이 약속이나 신뢰도에까지 이어져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하지요. 오늘은 항공기를 다루는 사람의 입장에서 왜 신뢰가 중요한지에 대한 언급을 해보려합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중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곧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말과 연계되는 것 같더군요.  사소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중요한 일은 어떻게 지킬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겠으며, 그런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하려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얼마전 "MBC 무릎팍도사" 라는 프로그램에 부활의 리더 "김태원"씨가 나온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종종 즐겨보는 프로그램인데 그 날은 아주 인상적으로 보았고, 김태원이라는 사람이 더 멋지게 보였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평생을 노력하는 모습이 시선에 따라서는 다소 고집스럽게 보일 수 있겠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그렇게 열심히 지키는 사람은 어딜가나 신뢰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바로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매 분기마다 한번씩 진행하는 설명회가 있던 날이었고, 한달 전부터 예약을 받아 일정 인원만 참석할 수 있도록 진행했었는데 막상 당일이 되니 예약했던 인원의 절반이 연락도 없이 오지 않으시더군요.  지금까지 수 차례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던지라 다소 당황스럽고 그나마 일찍부터 멀리서 찾아와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비단, 사소한 약속이라 생각하여 식당예약등과 같은 예약처럼 하찮게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수백명의 생명이 좌우될 수 있는 항공기를 정비할 사람은 절대적으로 신뢰가 생명입니다.

 

 

 

 

자신의 실수 하나를 인정하지 않거나 사소한 것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습관의 소유자라면 정비사가 될 자격조차 없으며, 되어서도 안됩니다.  이런 기본적 소양에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약속을 지키는 습관입니다.

가장 지키기 어렵다는 자신과의 약속부터 사소한 친구들과의 시간약속까지, 가끔은 지독하리만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이어져 사람에 대한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경우 기본적으로 신뢰문화가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한번 신뢰를 잃은 사람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시험을 볼 경우, 같은 시험을 시간차를 두고 보거나 내용이 방대하여 오픈북 테스트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집에 가지고 가서 시험을 보기도 합니다.  우리의 생각 범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미국이니 가능한 것이겠습니다.

집에 가지고 가서 시험을 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도움을 받지 않고 철저하게 자신의 힘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게되면 그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판단하는 문화이지요. 참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모든 미국인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일일히 설명하지 않아도 늘 우리가 느끼는 아쉬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전에는 동내 이웃간에 서로 잘 교류하고 지냈기 때문에 누군가의 집에 문제가 있거나 집을 비울 때 서로 돕고, 심지어는 가게에서도 외상거래를 믿고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회가 각박해가는 이유도 있겠지만 서로간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상호신뢰도 무너져 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 군 복무시절에 거스름 돈을 더 받아 돌려주었던 일이 있었는데,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 행동 하나로 저에 대한 인식이 만들어져 제대하는 그 날까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가게 사장님과의 일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상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장 소홀하기 쉬운 시간약속부터 정확하게 지키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아울러 내게 소중하듯 남의 시간도 그 이상 소중하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약속시간보다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가장 상식적인 일이며, 만약 늦어지거나 지키지 못하게 된다면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변경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저도 일정이 매일매일 변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서로 좋은 시간을 맞추어 최대한의 효과적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 방문약속을 통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학생들이 약속시간에 늦거나 기본 예절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A promise is a promise." 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약속은 약속이다는 의미로 반듯이 지켜져야 한다는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Promise 라는 단어에 "가능성", "장래성" 이라는 의미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싶습니다.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는가 봅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많은 약속들을 하게 됩니다.

사소한 시간 약속부터 중요한 계약에 의한 약속까지 다양하지요.  작은 것 하나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면 그 사람을 거의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지키는 작은 일 하나가 어쩌면 자신의 미래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