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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정비사 그 다음

Jason Park 2019. 9. 3. 13:24



많은 청년들과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독려하는 과정을 꽤 오랜 시간 해오고 있습니다. 취업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하는 일은 굳이 시키지 않아도 하는 편이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취업에 성공하고 저마다의 자리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되니 뿌듯한 마음도 있지만, 한 편으로 목표의 부재로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게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기도 합니다.


항공정비사라는 꿈은 20대 청년들에게 단기적 목표로 좋은 동기를 부여하지만, 항공정비사 혹은 기계관련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는 또 다른 직업적 목표가 필요하다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취업도 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그 다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고,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오랜 시간 동안 "증명"위해 참아야만 했습니다. 항공정비사 이상의 목표로 제시할 수 있는 증거를 기다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최근에 좋은 사례를 찾게 되어 이제는 언급해도 될 것 같다 생각합니다.



항공기 정비사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하는 사회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드렸습니다. 바로 대기업을 선택하는 방법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기회를 가져본다면 보다 나은 조건으로 항공기 정비사라는 직업을 가질수 있으며, 항기원뿐만 아니라 인턴이나 다른 경로로도 충분히 항공기 정비사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항공기 정비사와 같은 기계관련 직종은 꽤 많은 기업에서 다양한 직업의 형태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항공기 정비사라는 하나의 직종만 보더라도 단순한 노동으로 일관하는 보직부터 비행기를 직접 만지지 않고 분석하며 관리하는 정비사까지 다양합니다. 기계라는 대상이 좋아 정비사를 선택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기계를 만지는 즐거움을 지금 나이에 생각하는 한계로 직업적 성장을 제한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 때로는 하고싶지 않은 일도 하며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많이 강조합니다.


기계를 통한 즐거움을 누리는 직업을 정비사로 지칭한다면, 항공정비사 다음의 정비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자동차 분야로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동차 정비소를 항공업계의 LCC 로 대입하시면 되겠습니다. 현대기아차와 같은 대기업의 사업소와 같은 정비소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와 같은 FSC 로 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가 흔히 슈퍼카라고 부르는 고가의 차량들은 어떻게 정비를 할까요? 상대적으로 소수의 뛰어난 정비사들의 집단이 있고, 시장의 크기에 따라 상주하며 해당 국가에서 정비사를 채용하고 운영하기도 하지만, 국제적인 조직망을 운영하며 파견 근무 형태로 운영하는 최고의 정비사들도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슈퍼카의 고장이 발생하면 최고의 정비사를 해외에서 초청해서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비싸도 10억 단위인 차동차를 정비하는 정비사와 천억 이상의 기계를 정비하는 정비사는 그런 측면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비행기보다 비싼 기계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지요? 그런 기계를 유지 관리하는데 꽤 많은 비용이 투자되고 있으며,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사기업이 아니라 공기업인 경우가 많아 정비사의 입장에 차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항공사 입장에서 정비사는 소비집단에 속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여야하는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공기업(군대 포함)의 입장에서는 비용보다는 결함에 예민하기 때문에 유능한 정비사에게 남다른 대우를 할 수 밖에 없고, 글로벌 기업의 경우라면 전 세계를 무대로 업무범위를 넒힐 수 있는 장점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예를 들면, 발전소 내부의 기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겠습니다. 그래서 결함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지관리에 더 많은 공을 들이게 되고, 이런 분야에서 일하는 글로벌 기업의 정비사들은 그들만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게 됩니다. 이런 형태의 글로벌 기업이 꽤 많고 최근에는 국내에서 그 지사들이 생겨나면서 많은 정비사들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항공기의 엔진을 제조하는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결함을 해결해주기 위해 별도의 부서를 운영하며 전세계로 파견하는 정비사를 키우고 있습니다. 같은 엔진을 정비하는 엔진 정비사라고 해도 입장이 다르고 대우는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조금 더 좋은 조건에서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업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물 안에서 스스로 최고라 착각하며 살고 있는 개구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즐거움을 누리는 개구리가 우물 밖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Jason Park


공군 부사관, 국내외 항공사와 개발업체, 대학 등 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 및 기계분야 종사자들의 공동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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