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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야기

항공정비보다 재미있는 직업

Jason Park 2020. 5. 31. 15:03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시장까지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많이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조금은 위안이나 위로, 또는 대안을 생각해보시라는 의미로, 오늘은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려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청년들을 만나다 보며 듣게 되는 사적인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에게 정비사라는 직업을 그만둔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청년들이 많았지요. 공군에서 12년, 국내외 항공사에서 6년의 경험을 끝으로 더이상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을 지속하지 않은 이유를 그들의 시선에 맞게, 혹은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나이에 따라 경험치가 다르고, 그 경험에 따라 가치관이나 생각도 바뀌게 됩니다. 이는 삶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직업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일생을 혼자 살아가게 되는 경우라면 변수가 적지만, 결혼이나 육아와 같은 "가족" 형성이라는 이벤트와 연계되면 이전까지와는 다른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아직 경험이 없는 청년들의 경우는 이런 상황을 부정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긍정 부정을 떠나, 자신이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은 그 이유에 관계없이 스스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맞겠지요. 직업적 측면으로 해석해도 같습니다. 직업도 바꾸는 상황에서 직장을 옮기는 것에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상황이야 다르겠지만, 결국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고,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이후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저는 "재미"를 크게 꼽았습니다. 기계를 좋아했고, 가장 어려운 기계인 비행기에 대한 애정과 환상이 포함된 결과였지요. 첫 이직을 결정하는 단계에서도 역시 "재미"였습니다. 지금보다 더 재미있는 기계가 없을까...더 어려운 기계가 없을까를 고민하다 우주분야까지 넘보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대상이 기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지금까지보다 더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직업들이 많다는 사실과, 스스로의 재능이나 관심 역시 경험치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2020년 5월 27일 동아일보 스캔

 

그런 측면에서, 현재 항공정비사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금은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수요가 공급보다 부족하다는 사실을 아실테고, 확률적으로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을 갖지 못할 이유가 더 많습니다. 항공사는 직업적 난도가 비교적 높은 직군에 속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첫 직장보다는 두 번째 이상의 도전에서 가질 확률이 높다는 것도 아실 것으로 믿습니다. 거기에 더해,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에 체류하던 유학생이나 현지에서 취업했던 청년들도 귀국길에 오르는 현상이 늘고 있습니다. 더욱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기업의 시선은 더 까다롭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도 아셔야겠습니다.

 

항공정비사보다 더 재미있는 직업도 세상에는 많습니다. 직업적 난도와는 별개로 "기계"라는 키워드로 구직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봐도 아직 인재를 찾는 기업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시야를 넓게 두시고 자신의 직업을 찾는 과정에 몰두하시기 바라며, 더 나아가 그런 훈련을 통해 자신의 직업을 만드는 시점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배우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취업을 준비하시거나, 첫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직업적 측면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신 것과 같습니다. 꾸준히 알아보고 공부하시어 상급학교로 진학하시고, 결국 졸업하는 시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의 형태가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인지, 그 때도 지금과 같은 일을 하며 만족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보셔야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상황도 바뀌고 생각도 바뀌게 됩니다. 그 때의 생각을 지금 유추할 수 없으니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직업적 공부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수단이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직장에서 배우는 것이라고 저는 표현합니다. 카센터에서 타이어만 정비하면 안되겠지요. 자동차 전체를 정비할 수 있어야할 뿐 아니라, 카센터가 운영되는 방법까지 알아야 합니다. 아울러, 신규로 출시되는 자동차에 대한 공부나 트랜드의 변화까지 읽어내기 위해서는 절대 혼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기계도 연결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맥"이라 불리는 사람들간의 연결을 점점 외면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현실이 다소 염려도 됩니다.

 

많은 분들과 교류하시고 세상을 읽어가는 눈을 키워가야 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도 같지 않을까요? 한 기업만 바라보지 마시고 다양한 기업들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주변의 청년들과 매년 방문하는 전시가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직업적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힘든 시기 잘 이겨내시고, 곧 좋은 소식으로 주변에 축하를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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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사관, 국내외 항공사와 개발업체, 대학 등 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 및 기계분야 종사자들의 공동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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