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와 기계 그리고 그에 관련된 직업교육을 하면서 이론으로 부족한 현장학습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직접 기술이 적용된 기계를 보고, 원리를 파악하는 일은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이론 공부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구성원들이 함께 관람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기적으로 관람하며 다양한 배움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은 가보셨을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국립과천과학관입니다. 각 장소마다 일 년에 두 차례씩 다녀오면서 즐거운 경험도 많이 했었는데, 올 해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모든 관람이 중단된 상황이었지요.
다행히도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많이 좋아져서 다시 개관하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좋은 날씨와 함께 즐거운 관람을 다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코로나 극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렇게 유익한 공간으로 활용할 장소가 하나 더 늘었지요. 몇 해 전부터 기대하고 완공될 날만을 기다렸던 "국립항공박물관"입니다. 항공 관련 전문 박물관이 없다는 현실이 아쉬웠던 차에 국립박물관이 생긴다는 소식에 몇 해를 기다렸습니다. 역시 코로나로 인해 개관도 연기되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얼마 전 드디어 기다리던 그곳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느낌이 있었지만, 오늘은 항공기와 기계를 공부하는 청년들에게 학습의 공간으로 앞에서 언급했던 장소들과 국립항공박물관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먼저 국립항공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전시물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시는지요? 먼저 "국립"이라는 말에서 그 규모를 짐작하며 보통의 박물관보다는 많은 전시물들이 있을 것이라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다음 "항공"이라는 단어에서는 항공분야 전반에 걸친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항공기의 역사와 개발과정, 과거와 현대의 기술, 항공 관련 산업의 발전과 그 의미, 더 나아가 대외적으로 항공기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국가의 유일한 항공박물관이라면 그 믿음에 부합하는 전시물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었던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투자한 자금에 비해 너무도 실망스러운 공간이었습니다.
실내외 전시장 거의 대부분이 항공역사에 관련된 전시물들이었고, 그렇다 보니 역사에서 기억하고 싶은 사건과 인물들 위주의 전시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일부 항공기의 원리와 기계적 특징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기는 했지만, 전문적인 학습보다는 어린이들의 체험공간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실물 항공기 전시였는데, 항공기를 전시하기 위해서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다급하게 주먹구구로 설치한 흔적이 뚜렷하게 보이더군요. 전시장 내부의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기초적인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어, 다른 국가운영시설과 많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반적인 전시물 구성을 보면 국립항공박물관이라는 이름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함께 관람했던 청년들과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차라리 국립항공역사박물관이라고 했다면 오해 없이 받아들이고 즐겁게 관람했을 것 같습니다. 항공기를 기대하고 가신다면 다소 실망하실 수 있지만, 역사를 보기 위해서 관람하신다면 의미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관람 전 기대했던 전시물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공간은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항공업계 불황으로 평일 제주행 티켓이 많이 저렴해졌더군요. 조만간 평일에 학생들과 제주항공우주박물관도 다녀올 계획을 세웠습니다.
비행기와 그 원리를 잘 구현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은 국립과천과학관이 더 좋습니다. 비행기로 국한되지 않고 기초과학이나 기계의 원리까지 공부할 수 있고, 코로나로 인해 폐장된 기간 동안 업그레이드된 전시물들은 최신 기술동향을 잘 반영하고 있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항공기 공부라고 생각해서 항공기에 관련된 공부만으로 국한해서는 안되겠습니다. 항공기를 궁극의 기계로 해석한다면 기초적인 기계의 이해가 중요하고 기초 물리나 화학과 같은 지식도 반드시 필요하니 참고해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관은 기초학문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주기적으로 방문하시면서 즐겁게 배우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즐겁게 기계를 공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레고를 추천합니다. 제 아들의 어린 시절에 접했던 테크닉 시리즈에 감동을 받았는데, 최근에 출시되는 시리즈에는 산업 전반의 최신 동향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왔습니다. 초기 기계는 단순 조립생산의 수준이었다면 공압을 거쳐 전자제품화 되어가는 모습이 그대로 녹아있는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나하나 조립하며 학생들과 공부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공유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즐겁게 공부하세요. ^^
Jason Park
공군 부사관, 국내외 항공사와 개발업체, 대학 등 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 및 기계분야 종사자들의 공동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강의, 상담 중에는 통화가 불가합니다.
문의 070-8747-8747
문자 010-2226-1784
'What's up~!'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공정비사 진로/취업 특강 (0) | 2021.08.30 |
---|---|
사랑과 집착 (0) | 2020.12.28 |
움직이는 기계 특별전 (0) | 2019.09.21 |
바람직한 어른 (0) | 2019.05.17 |
도움을 청하세요. (0) | 2018.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