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한편의 영화 때문에 바뀌어버린 인생이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영화이겠으나 제 또래의 남자들에게는 영웅본색만큼의 충격을 안겨주었던 영화인 "TOP GUN" 입니다.
다소 왜소한 체격과 앳된 얼굴의 무명배우였던 젊은 탐크루즈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보석같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당시 10대였던 제게도 정말 잊지못하는 기억을 안겨주었던 한편의 영화였듯, 지금의 많은 어린학생들에게도 영화 한편, 음악 한곡,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인생이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그랬듯 지금의 중학생들도 항공분야로 도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에 관심분야에 대한 정보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유일한 정보수단인 "네이버"양은 다른 것들은 시시콜콜한 것 까지 참으로 친절하게도(?) 잘 알려주는데 항공에 대한 것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있다해도 정확하지 않거나 오래된 것들이 많아 자칫 미래를 결정해야하는 학생들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더군요.
이에 중학생들이 가장 고민스러워하는 부분인 항공고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항공고등학교는 검색을 해보니 경북항공고, 경남항공고, 강호항공고, 공군항공과학고 이렇게 네곳이 나오더군요.
항공과학고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고등학교에서 항공특성화 고등학교로 변경한 경우입니다.
제가 중학생때에는 유일하게 항공과학고(당시에는 항공기술고등학교였습니다.)만 있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국비였기 때문에 엄청난 경쟁률을 넘어야했습니다. 당시에는 각 지역별로 학생들을 선발했었는데 가장 많았던 서울의 경우 1차 60명을 선발하는데 1,300 명이 지원해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했었지요.
아무튼 중학생인 제 입장에서 항공에 대한 꿈과 학비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목숨걸고 도전해야하는 입학시험이었습니다. 공군에서 운영했었기 때문에 반 군인의 신분에서 학교생활을 하게되었지만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정작 배우는 과목은 항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상적인 이론들이 전부였으며, 실습은 항공기 근처도 못가는 용접과 선반이었지요.
물론 "항공"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많은 책들은 교과서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지요.
그렇게 졸업할 즈음에야 항공기체정비 기능사라는 자격이 생겼고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항공정비라는 과목을, 정말 방학까지 반납하면서 불을켜고 공부해서 2%의 합격자에 들어갈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과거 제가 공부했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의 항공고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항공고등학교이고 학교안에는 각종 항공기로 장식(?)한 실습장이 늘어서있는 사진들로 홍보하고 있는 모습들에 어린 학생들이 착각과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고등학생의 수준에 한계라는 것도 있고,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문제와 제대로 된 항공교육을 할 수 있는 인프라와 커리큘럼도 없는 현실에 얼마나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바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지만, 정작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는 꿈과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고등학교는 역시 고등학교입니다.
자격증으로 생각해도 어차피 기능사 이외에는 취득도 불가능 할 뿐 아니라 그 수준 이상의 학습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돈에 눈이 멀어버린 모 항공고등학교의 경우 입학후 학교에 대한 현실을 파악해버린 똑똑한(?) 학생의 전학요구를 말도 안되는 협박과 강압으로 묵살하는 일도 있더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항공분야에 도전하려는 많은 학생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꼭 항공고등학교에 가야만 항공분야로 진출이 가능하다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낫겠지....하는 생각이라면 다시 생각하셔야 합니다.
항공과학고의 경우는 졸업과 동시에 바로 부사관이 되는 경우이니 제외가 되겠지만 일반 다른 고등학교의 경우는 학교에서 자체적인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항공과는 거리가 먼 일반 기술직 사원으로 강제 취업을 시키거나 이도저도 안되는 학생들에게는 어떻게든 군대에 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공군부사관이 가장 좋은 케이스겠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니 육군, 해군의 부사관으로 보내거나 일반 병으로라도 어떻게든 보내려 하더군요.
학교 입장에서야 어쩔 수 없습니다.
졸업생의 취업률이 곧 학교의 홍보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니 어떻게든 학생들을 취업시켜야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불협화음들이 자칫 순수했던 학생의 미래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될 뿐입니다.
항공고가 나쁘니 가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소 부정적인 글이 되어버리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이야기야 어차피 다들 알고 있는 부분이니 생략했을 뿐입니다.
항공분야에 대한 공부를 보다 일찍 경험해보고자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막상 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일반 학교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것들과의 싸움에서 이겨야하고, 혼자만의 공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가만하여 일반고등학교를 진학했을 경우와의 장단점을 파악하신 이후에 결정하시라는 의미이며, 어차피 정비사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라면 확률적으로 일반 고교를 진학하여 선택하는 경우에 비하여 훨씬 우월하다거나 하는 잇점이 있지는 않으니 다소 착각하고 진학하는 학생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드리는 글입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제가 주장하는 말이지만 좋은 실력입니다.
좋은 실력을 만들 수 있다면 어느곳이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본인이 처해 있는 환경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항공고 출신인 입장에서 항공고 진학을 후회한 기억은 없습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야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경우이니 조금 다른 케이스가 될 수 있겠지만 어떤 선택을 하던 본인이 최선을 다해 본인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며,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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