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MT 를 다녀왔습니다.
저마다의 생각과 환경은 다르지만 항공정비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쉽게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재삼 확인하게 해주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전의 MT 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학생이 주도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켰습니다.
늘 어른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던 습성이 있던 학생들이기에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에 다소의 시행착오와 오류들이 존재했지만 그들을 미래를 위해 겪어야 했습니다.
약 한 달 전부터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과 시간을 협의하고 식사준비에서 각종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각 담당별로 분담하여 만들어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오히려 준비하는 과정까지 즐기며 다녀온 이후의 걱정까지 하는 광경은 기대 이상의 수확이 아닐까 싶네요.
이 때가 아니면 할 수 없을 듯 하여,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도록 하였고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하루 전에 상경하여 친구들의 집에서 함께 머물 수 있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학부모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각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짐이 되는 장보기는 제가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양의 장을 보기도 처음이었지만 포장하고 싣고하는 과정에도 참 뜻밖의 즐거움이 생기더군요. 아이들이 먹을 재료를 구매하며 즐겁게 먹는 모습도 상상하고, 고기를 사면서 대체 몇 근을 사야할지 고민도 하고...판매하시는 아주머니와 상의까지하며 아주 즐거운 쇼핑이었습니다.
그렇게 구매한 식재료들이 50만원이 넘더군요. 고기는 15근....과연 먹을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습니다.
힘겹게 포장을 마치고 차에 실으니 트렁크가 제대로 찼습니다. 뒷좌석까지 일부를 싣고 바로 출발~!
생각보다 쇼핑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바람에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달려가는 내내 즐거운 드라이빙이었습니다. 매년 찾는 강화도의 모습은 해마다 다르게 보이는 듯 합니다. 관광지의 모습이 다 그렇겠지만 점점 상업화되어가는 모습은 그다지 반갑지 않더군요.
드디어 동막해수욕장입니다.
백사장은 좋지만 서해의 특성상 바닷물 대신 뻘이 있었던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점심으로 해물칼국수와 공기밥 한 개씩 해치웁니다. 아주 잘들 먹습니다.
오후는 바로 족구경기에 들어갔습니다. 족구경기를 처음해본다는 학생들이 많아 또 한번 놀랐습니다.
공 한번 제대로 차볼 수 없는 학생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의 아이들에 아픈 자화상의 일면이 참 씁쓸합니다.
그래도 못하면 못하는데로 재미있습니다. 다들 즐겁게 공도차고 웃을 수 있는 시간들로 만들어 갑니다.
이어지는 경기는 팔씨름, 닭싸움, 이어달리기, 그 외에 실내 MT 게임의 고전인 여러가지를 이 아이들도 하고 있더군요. 세월이 흘러도 MT 문화는 핏줄처럼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ㅋㅋㅋ
이제 잘 놀았으니 먹을 시간입니다.
MT 의 "꽃"은 역시 바베큐가 되겠습니다. 특제 5겹살 13근과 목살 2근을 개눈 감추듯 먹어치웁니다. 일인당 1근씩 먹은 상황입니다.
이게 정녕 가능한 일인지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ㅋㅋㅋ
이어지는 정체불명의 수제 음식들까지 아주 배가 터지게 먹습니다. 다행인 것은 술입니다.
은근히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요즘 학생들 술은 많이 즐기지 않는 듯 합니다. 심지어 소주는 남아서 제가 하나 가져온 것도 있습니다.
피(?)같은 고기를 숯검정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고 고기집개에 손이 자꾸 가려했지만 무던히도 참았습니다. 아마 이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해서 입니다. 어슬픈 구석이 많았지만 잘 먹고 즐기는 모습이 너무도 이쁩니다. ^^*
이어지는 저녁시간에는 간단한 음주와 각자 준비해오라 시켜두었던 약간의 발표시간도 가졌습니다. 서로간에 모르고 있던 속 깊은 이야기까지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
밤새 그들만의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자칫 제가 끼어들게되면 설교아닌 설교가 될 듯 싶어 저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깨어보니 새벽까지 이런저런 많은 대화들이 오고갔다 하더군요.
나름대로 준비하고 서로서로 도와가며 끝까지 잘 마친 MT 였습니다.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추억들을 만들고 서로간에 조금은 더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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