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 전입니다.
항공정비 분야에 유학이라는 진로가 알려지지 않았고, 정비라는 말의 부정적 뉘앙스로 인해 유학은 생각지도 않았던 분위기였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항공관련 대학이나 전문학교로 몰리고 있었던 시기였지요. Mechanic 과 Engineer 는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보와 홍보성 글들에 현혹되어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다른 진로선택을 하여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현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현재의 블로그를 만들어 제가 알고 있는 정보와 관련 경험들을 글로 쓰기 시작했고, 항공정비 공부를 위한 유학이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공정비유학이 알려지기 시작하고 유학생들이 늘어나 조금 더 현실적인 공부를 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는 사실에는 만족스럽습니다만, 어느 분야에나 조금 알려지면 이를 이용하여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듯 항공정비에도 그런 현상이 도에 지나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또 위기감을 느끼게 합니다. 돈벌이 수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 역시 과열양상이 보여 과도한 홍보로 거짓된 정보를 남발하여 정작 학생들이 혼란스러워지거나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되기 때문입니다.
국내 교육계 상황이 점차 힘들어지고 2017년부터는 교교 졸업생의 수가 대학정원보다 적어지는 것이 현실이며 대학까지 사활을 걸고 학생유치에 혈안이 되는 마당에 일반 학원이 손 놓고 있을 리 없겠지요. 더구나 유학이라는 특성상 일반 유학원부터 항공관련 전문을 내세우는 전문학교들까지 저마다 유학을 마치 최고의 선택인양 광고하고, 캐나다나 호주의 이민정책까지 끼워 맞추어 항공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비현실적인 이민으로 유도하는 업체들까지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유학생의 학비에서 일정부분 커미션을 받는 유학원 입장에서는 수험료가 비싼 학교나 과정으로 유도하게 되고, 거기에 현실과 다른 진학까지 유도하는 행위들은 정말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항공전문기관이라고 자칭하는 업체들은 A&P를 쉽게 취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취업으로 연결되는 티켓이라 홍보하며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렇게 유학을 떠난 학생들의 상당수가 2년제 졸업도 못하는 상황이고, 졸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시 4년제로 편입을 준비한다는 사실입니다.이런 현상이 위험한 이유는 학생들이 그런 상태로 귀국을 했을 때, 취업은 고사하고 군대문제도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심지어 군필자들이 그렇게 유학을 가는 경우는 절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를 찾아와 유학을 가겠다고 문의하는 학생들 중 약 30% 정도만이 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유학은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이 맞아야만 가능한 선택입니다. 유학설명회에서도 많이 강조했던 부분인데, 유학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위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학생의 생각과 자질, 현지에서의 적응능력이나 공부에 임하는 자세, 귀국 후의 진로나 군대문제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미국의 자기주도형 수업형태에 적응을 어려워합니다. 때문에 유학을 염두에 두는 학생이라면 고등학교시절부터 혼자 찾아서 공부하는 능력을 키워야하며, 공부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습관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유학은 지금까지와 같이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며, 이를 제대로 적응하고 마쳤을 때 취업으로 이어지는 많은 훈련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과보호 속에서 늘 수동적으로 살아왔던 학생들에게 갑작스런 환경변화는 적응력을 떨어뜨리고 현지에서도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부작용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들은 아셔야 합니다.
또한 현지에서 유학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로 인해 비용적인 지출이 증가되고, 무의미한(?) 시간투자로 나이만 들어버리는 상황이 결국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결정적 핸디캡이 되어버리는 현실도 직시하셔야 합니다. 수차례 말씀드렸지만, 국내에서 취업은 같은 조건일 때 나이가 결정적 변수가 되며 심지어 대기업의 경우는 유학파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준비된 최소한의 유학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아울러 그 밖에 취업을 위한 많은 추가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학을 가는 것이 손해가 더 큰 경우도 있으니 충분하게 여러 상황을 검토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드시 고려해야할 기본적인 사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유학은 24세 전에 모든 과정을 마치고 귀국할 수 있는 조건에만 진행합니다.
2. 군대를 마치고 학위가 있는 경우라면 유학은 득보다 실이 많아 추천하지 않습니다.
3. A&P Certificate 은 취업에 절대적 조건이 아닙니다. 그에 어울리는 실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자신을 평가절하 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4. 모든 교육과정은 1차 목표가 취업입니다. 취업조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배제하세요.
5. 학위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취업 이후에 학위는 취득하면 됩니다.
6.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기 1년 전부터 군대나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7. 공군 정비부사관을 지망한다면 지원부터 최종 임관까지 1년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진로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8. 현지에서 항공관련 취업은 불가능하며, 원한다면 국내에서 경력을 만들어 도전해야 합니다.
9. 영어학원은 점수를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실력을 위한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10. 항공유학은 영어를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만 열심히 다닐 생각이라면 차라리 국내에서 도서관을 다니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최근 강남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상당수가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기성세대인 부모들이 무조건적인 사교육으로 내몰아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으로 일관하는 대학진학에만 집중했던 결과가 청년실업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기업과 대학의 시선차가 극한으로 벌어져있는 마당에 더 이상은 무모한 대학진학보다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현명하며, 이미 그러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이기는 하지만 일찍부터 대학보다는 취업에 눈을 돌려 다양한 공부를 통해 시선을 넓히고 사회생활에 보다 잘 적응하기 위한 노력에 투자하는 모습들이 보여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의 최대 난제는 부모의 설득이라고 합니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학생들의 미래는 부모가 가진 과거의 경험이나 시선으로 판단하는데 이제는 무리가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공부가 있다면 믿어주시고 일단 지원해주시는 것이 어쩌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네요. 항공분야도 다르지 않습니다. 애초에 대학과 현실의 괴리는 처음부터 존재했고, 이제는 기업들도 우리 교육체계에서 더 이상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들이 나오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신입사원보다는 어느 정도는 검증이 된 경력사원으로 시선을 돌리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군대를 포함한 다양한 이력을 주도면밀하게 만들어, 자신이 사회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진정한 “능력자”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경제적 능력에 따른 스펙차이가 상대적 차별로 이어지는 불합리를 타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으며 더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이 될 수 있는 기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누가 더 먼저 사회의 변화를 읽어 빠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지에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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