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에 “FAA A&P & FCC License”라는 제목으로 작성했던 글이 있습니다. 자신의 목표에 따라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시라는 의미로 두 자격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 위해 전반적인 의미를 설명하는 글이었지요. 물론, 자격증 자체를 목표로 하지마시라고 강조도 많이 했습니다만, 그 이후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오히려 더 자격증에 연연하는 모습이 보여 많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이 스펙에 연연하듯, 항공분야에 도전하려는 분들도 같은 이유로 이런저런 자격증이나 과시적 스펙을 만들기에 집중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분야의 특성상 아무나 만들거나 가질 수 없는 요소들이 많지만, 문제는 경력이 있는 분들까지 그런 스펙에 연연하는 모습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항공분야의 특성상 대기업이나 군대와 같은 거대 조직에서 마치 성곽에 갇혀있는 듯 생활하는 특성이 한정된 공간에서 오는 고정된 시선을 오판으로 만들고 나아가 이를 더 부추기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도 현역 군인들이나 항공사 직원들이 A&P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특정 업체에서 터무니도 없는 돈을 요구하며 취업을 보장하는 듯 홍보하는 행태에 현혹되지 않으신 분들이기에 반갑기는 했지만, 제게 와서도 어떻게든 면허를 취득하는 방법에만 초점을 두시는 분들이 꽤 많았지요. 당시에도 면허 자체보다는 실력을 우선하라고 많이 주문을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제가 주문한 방향으로 공부하시며 직접 모든 수속을 진행하여 취득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더 이상 저의 도움이 의미가 없는 상태가 되어 저도 점차 관련 업무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실력을 기반으로 취득한 A&P는 자신에게 득이 될 수 있지만, 화려한(?) 포장지로 구입한 A&P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많이 강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우려가 섞인 조언이었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분들이 많아 급기야 오늘 A&P가 필요 없다는 제목의 글까지 쓰게 되었네요. 제목이 다소 과장된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저는 현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부 해외로 취업을 염두에 두신 분들의 경우에나 필요한 부분이지, 국내에서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는 이제 빛이 많이 발해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항공정비 분야에서 취업을 원하신다면 A&P 보다 항공정비사면허가 오히려 더 유리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자격증보다 실력이 우선한다는 저의 주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A&P Certificate 이 없더라도 관련 공부는 꾸준히 하셔야 한다고 저는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외취업을 준비하시는 경우라도 민간 항공사의 경력이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역시 의미가 없습니다. 취업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고, 그만한 실력을 증명할만한 경력을 만들지 못하면 자격증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전역을 앞두고 있는 20, 30대 부사관들이 막연한 해외취업의 꿈을 꾸면서 A&P 에 도전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해외는 아니더라도 국내 항공사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런저런 자격증에 도전하는 경우도 많은데, 과도한 자격증은 이런 경우에도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이미 많은 보도자료를 통해 상식이 되어버린 상황이고, 이는 항공분야도 다르지 않습니다. 항공분야의 자격증(TOEIC 포함)은 객관적인 실력을 입증하기 어려운 사람이 간접적(자격증의 의미가 이미 객관의 범주를 잃었다는 판단입니다.)으로 열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정도로 퇴색되었습니다.
A&P 의 의미도 공식적으로 국내에서 인정하기 불가능한 자격이고 간접적으로 항공기에 대한 관심이나 항공영어에 대한 능력을 가늠하기 위한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이 되는 것이 현실인데, 그 마저도 신입사원에게나 해당되는 내용일 뿐 아니라 합격을 결정하는 변수 중 우선순위가 많이 밀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군인들이 그럴듯한 홍보성 문구들에 현혹되어 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상황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선배 입장에서 많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지난주 연세대학교에서 진행되었던 “항공업계 취업설명회”의 강연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많이 나왔더군요. 항공분야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스펙경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자격증에 몰리는 이유는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현상이라고 판단되며, 따라서 자신의 진로에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먼저 찾는 것이 우선이 되겠습니다. 이런 정보는 역시나 인터넷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분야의 선배들에게 들어야 합니다. 중요한 정보는 인터넷에 없다고 이미 말씀드렸듯, 관련분야의 선배들을 많이 만나보시고 다양한 경험담을 통해 정보를 통합, 편집하셔야 합니다. 정보의 홍수로 과도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고, 이런 정보들 속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능력과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선별하는 과정이 향후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물론 기본이 되는 조건을 가진 사람에게 가치를 배가시킬 수 있는 능력이며, 기본이 없는 분들께는 오히려 돈과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게 되겠습니다.
그럼, 전역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준비과정에 기본은 무엇일까요?
저는 주변 동료들과의 좋은 관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신입의 티를 벗은 사람이라면 좋은 경력을 통해 객관적인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 과정에서 기업이 가장 우선하여 챙겨보는 인성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변수가 주변의 평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서 볼 수 없는 평소의 모습, 진짜 자신을 말해주는 가장 객관적인 판단이 주변 동료들의 입에서 나오기 때문이며, 같은 이유로 개인 블로그나 SNS 관리도 잘 해두셔야 합니다. 실제로 경력직의 채용과정에 전 직장에 관련된 정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고, 좁은 항공업계의 인맥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신에 대한 주변의 의견을 듣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평소의 모습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눌렀던 “좋아요”가 자신의 취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늘 주변사람들을 챙겨주며, 꾸준하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위에서 언급했던 사항들은 이미 잘 만들어 두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지가 곧 채용담당자들이 여러분을 보는 시각과 다르지 않음을 잊지 마세요.
제목처럼 A&P Certificate 이 필요 없는 면허라고 주장하는 글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염려되어 다시 정리를 해드리면,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A&P(모든 자격증) 취득은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으니, 꾸준히 실력을 연마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객관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때야 비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의 글이었습니다.
오히려, 자격증을 뛰어넘는 실력으로 모든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가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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