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만나며 공통적으로 하게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항공정비사라는 직업을 가지려는 이유를 묻지만 한 번에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답변하는 경우는 거의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그 이유를 찾아주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직업을 가지려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은 더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많은 청년들이 직업을 경제적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었고, 항공분야에서는 비행기에 대한 환상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직업을 바라보는 청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역시 "안정적인 직장"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서는 복지나 조건, 환경과 같이 돈으로 치환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우선한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과도하게 이기적인 생각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받고 싶은 것에 대한 기대치만 높아져, 해당 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에만 몰두하는 근시안적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인재와 기업의 만남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제자들에게는 연애로 많이 비유하며 설명하고 있지만, 사람간에 필요에 의해 만나는 이해관계로 바라보신다면 조금은 더 쉽게 취업에 성공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누군가를 필요에 의해 만나게 된다면 서로에게 득이 되는 무엇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취업)을 얻기 위해 무엇을 기업에게 줄 수 있는지도 생각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같은 질문을 많은 청년들에게 해봤지만, 확실한 답변을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집중할 뿐,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지 않는 자세는 종종 이기적인 모습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청년들의 마음과 같이, 기업이 원하는 것도 안정적인 인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청년들이 바라는 안정에 경제의 논리가 숨어있듯, 기업이 바라는 안정에도 경제의 논리가 적용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기업이 인재를 채용해서 바로 활용할 수 있었던 산업화 시대에는 인재의 노동력, 곧 시간이 돈으로 치환될 수 있는 가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혹은 앞으로의 직업은 어떨까요? 지금도 많은 직업들이 없어지거나 기계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단순한 노동력은 기계의 발달과 함께 더 이상의 가치를 보전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인간의 노동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 노동의 차등을 결정하는 변수는 지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알고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경제적 부를 얻을 수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세상의 모든 지식이 인터넷에서 공유되는 21세기에도 그런 방식으로 지식을 쌓는다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항공정비사라는 직업만 국한하여 다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항공사에서 바라보는 안정적인 인재란 어떤 사람일까요?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선택하려는 청년들의 마음과 같이, 기업에서도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렇게 투자해서 성장시킨 인재를 다른 기업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합당한 조건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단계는 경력자가 바라볼 변수이지만, 신입이라면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의 기본적인 특징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다소 보수적 성향을 가진 대기업의 기술직 사원들의 환경은 비슷합니다. 나이가 많은 선배들과 잘 어울리면서 도제식으로 배워야하는 것들이 많으며, 굳이 항공정비라는 전문직종이라고 해도 책으로 배우는 지식만으로 항공정비를 할 수가 없습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그로 인해서 받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이는 퇴직의 가장 큰 사유가 됩니다.
많은 직원들과 이별을 경험해본 기업의 입장이라면 어떤 직원이 잘 적응하며 오래 근무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소통능력을 가진 인재라면 어려운 난관도 무난히 이겨내며 적응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잘 챙겨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능력을 포괄적으로 인성이라 표현하고, 저는 한국어 능력이라는 말로 조금 더 구체화 시키고 있습니다. 외국인에게 바라는 한국어 능력의 기준과 한국인에게 바라는 그것이 같을 수 없듯,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그 수준에 맞는 한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20대 후반에도 고등학생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청년들이 많았습니다. 저와의 미팅 자리에서 항공정비사가 되고 싶은 이유, 또는 항기원에 들어가려는 이유와 같은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못하는 사람이, 과연 취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운이 좋아 입사를 한다고 해도 그 청년의 삶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 눈이 보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어른들이 바라는 청년의 모습과 같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여기서 어른이란 많은 경험을 가진 진정한 리더를 말합니다. 살아가며 그런 리더를 꼭 만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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