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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이야기

FAA A&P & FCC License

Jason Park 2009. 9. 26. 11:04

미국에서 사용되는 항공기 정비에 관련된 자격증 중에서 FAA A&P 와 FCC License 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자격증에 대한 언급을 하기전에 미국 항공기 정비의 시스템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려드리자면 미국은 이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우리나라의 시스템과는 조금 다르게 운영됩니다.  무엇보다 정비사의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리에 비해 많이 여유롭지요.  미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우리 군과는 전혀 개념이 다르더군요.   근본적으로 우리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항공기에 결함이 발생하게 되면 얼마나 빨리 정비를 하는가가 정비사 능력의 판단기준이 되는데 미군은 그런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참으로 느긋하게 움직이는 것을보면 우리의 시각으로는 너무도 답답하지요.

 

 미군과 근무할 때 그내들의 작업스타일을 옆에서 지켜보자니 속이 터져서 자리를 떠버렸던 기억이 많이 있었지요.  근본적으로 우리가 조금 급한 성격임에는 사실이나 그들의 작업 스타일이 느긋한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가 한시간이면 끝날 일을 그들은 반나절동안 하더군요.  그 이유는 우리의 경우 관련 정비사들이 최소 5명정도 소요되는 반면 같은 일을 미군은 혼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경우 작업에 필요한 장비나 자재등이 필요하면 지원부서에서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에 그들은 혼자 알아서 장비 끌어오고 자재 가져오고 하니 시간이 배 이상으로 걸리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일을 하는가는 사고방식의 차이인 듯 합니다.  우리와 다르게 그들은 일단 비행기의 여유가 많습니다.  우리처럼 급하게 서둘러 다른 임무를 지원해야하는 급박한 사정은 아니니까 일단 결함이 나온 비행기는 임무에서 제외해 버리니 여유가 많지요.  거기에 정비작업을 혼자하는 이유는 혼자서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물론 가능합니다.  둘이 하면 더 빠르겠지만 그들은 빨리 할 이유가 없으니 차라리 정확하게 하겠다는 생각인 듯 합니다.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은 일단 관련 결함을 확인하고 장비를 가져온 다음에 외부 패널도 직접 장탈하고 하나하나 천천히 살펴봅니다.  그 다음에 메뉴얼을 찾아 펼쳐놓고 일일히 확인하고 작업을 메뉴얼에 나오는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그러니 늦을 수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저런 작업의 형태가 맞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여유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의 형태가 가능한 이유는 그들의 정비 시스템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인 듯 했습니다.  기본적인 특기 구성이 우리와 다른것은 우리처럼 각 Part 별로 세분화 되어 있는 정비사의 구분이 그들은 없다는 것입니다.  A&P 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기체와 엔진을 혼자 할 수 있다는 말이라는 것이지요.  결국 크게 나누면 기체와 엔진을 다루는 정비사와 전기전자, 통신을 다루는 정비사로 크기 양분되고 일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은 대부분 그 정비사들이 해결을 한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만능입니다.  ㅋㅋㅋ

물론 미군의 경우는 좀더 세분화 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우리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정비사의 능력을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고 메뉴얼만 볼 수 있으면 어떤 정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정비사 각각의 능력을 비교하면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는 것은 당영하다고 보여집니다만 관련 분야에서나 그렇다는 것이고 전체적으로 항공기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본다면 그들이 뛰어날 수 있다는 개인적 판단입니다.  이렇듯 자격증에서 비롯된 정비사의 운용범위가 넓어지다보니 개인의 능력 여부보다는 인간적 신뢰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거의 경험보다는 현재의 합리적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정비사는 만능입니다.  메뉴얼을 읽을 수 있으면 자격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하니 기체와 엔진을 담당하는 A&P 와 전자, 전기, 통신을 담당하는 FCC 자격만 있으면 정비는 해결된다고 보여지는 것이지요.  아주 단순한 논리이지만 여러모로 정비사의 활용범위나 조직운영에 관해서는 장점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미국의 정비사들을 보면 A&P 소지자들이 대다수 입니다.  우리와 생각이 비슷한 것이 전기전자는 어렵다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그 분야에 정비사들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때문에 자격증이 없어도 경력이 있다면 외국인 노동자도 어렵지 않게 취업을 할 수 있지요. 9. 11 이후 항공시장이 많이 어려워지기는 했으나 최근 다시 활황에 접어들면서 많은 정비사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적성에 맞는 자격으로 미리미리 준비해서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정비사들이 외국에가면 인정받는 이유는 누구보다 열심히고 적극적인 자세 때문입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해서 그들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개인의 성공을 넘어 우리 나라의 위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FCC 자격증의 경우 공부해야하는 분야가 딱히 더 많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들 꺼려하는 분야라 지원자가 적을 뿐이고 그렇다보니 희소성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대우를 더 받는것 같습니다.   전자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적성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Avionics 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자격증은 아직 우리나라 안에서는 크게 필요성이 없습니다.  자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현직 정비사들이 많이 도전을 하고 있는데 현재 공군에 복무중인 현역 군인들도 요즘들어 많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군 내부에서도 정비사들 사이에 많은 위기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진급도 예전같지 않고 여러가지로 분위기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다른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 방법에 하나로 FAA 자격을 준비하는데 현직 정비사들도 공부하기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미리 체계적으로 공부해서 장기간의 계획을 만들어 보라고 권유하고 싶네요. 

 

FAA 자격증이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도전하는 하나의 관문이겠지요.  목표에 따라서 자격증 자체가 크게 효용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하고 공부하는 그 과정 자체는 항공기 관련한 일을 하는데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생때 미리 준비를 시작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공부라는 것이 ..  그것도 외국어로 하는 공부인 만큼 가능하면 일찍 시작하고 공부에 탄력 받았을 때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미래를 준비하시는 회원님들...나중에 필요할 때 준비하면 이미 늦습니다.  지금 시작하세요..바로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