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고자비

성장하는 정비사들의 공동체 AEROKOREA 를 이끌고 있습니다.

성장하는 정비사 공동체

정비이야기

한국에서 항공기 정비사의 삶은....-2-

Jason Park 2009. 9. 23. 10:51

오늘은 야전정비 부대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어제 언급했던 야전정비대대의 경우 특기SHOP 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각 분야별로 SHOP 이 나뉘어 있어서 그렇게 부릅니다.

 

우선 기체특기가 야전에서 근무할 수 있는 분야인 기체반은 각종 주기검사를 비롯해 일선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다루게 됩니다.

세부적으로 타이어반, 사출반, ABDR 긴급수리반등이 그에 소속되는데 타이어반은 말 그대로 항공기 타이어만 중점적으로 정비하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타이어라고 해서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항공기 타이어는 특수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아무나 만들기도 쉽지 않은 것이더라구요.  가격도 상당합니다.  다행이 우리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 공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의 타이어는 거의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출반의 경우는 항공기 사출좌석을 전문으로 정비하는 곳입니다.  각종 폭약이 많이 장착되기 때문에 다소 위험한 작업이기도 하며 작업의 특성상 무거운 좌석을 움직여야해서 근력도 좋아야 합니다.

ABDR 수리반은 전쟁이나 만약의 위급상황을 대비해 존재하는 부서로 긴급상황시에 항공기를 구난하는 업무등을 하지요.

야전정비대대에서 기체반의 인원이 가장 많은 이유도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하기 때문인 것 같더군요.

 

 

 

 

 

그 다음에는 인원이 많지 않은 전문특기들인데 제가 근무했던 전기반의 경우 항공기에 사용되는 모든 전기에 관련된 업무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전기를 쓰지 않는 부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뤄야할 Part 와 알아야할 지식이 많이 필요하지요.  보통은 사회에서 전기나 전자관련 전공을 했거나 관련 분야에 근무했던 경력, 혹은 자격증이 있는 경우 이 특기를 받고 근무하게 되는데 정말 적성에 맞지 않으면 일하기 쉽지 않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섬세한 성격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항공기의 경우 엄청난 회로도를 봐야하고 관련지식을 어느정도 숙지하여 정비에 무난하게 되려면 대략 5~6년은 걸린다고 보여집니다.

다른 특기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계기 특기는 말그대로 항공기의 계기에 관련된 정비를 합니다.

계기라 하여 좌석에 있는 계기만 정비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각종 센서나 장비까지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일이 적지는 않습니다.

비교적 일은 깔끔한 편이라 편한 보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특기이기도 하지요.  더구나 최근의 항공기들은 계기들이 거의 디지털화 되어 있기 때문에 전산분야에 많은 지식도 요구됩니다.

 

 

 

 

유압반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일반에서는 보통 공유압이라 하여 공압과 유압을 함께 다루지만 전투기는 유압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압반이라고 합니다.

Landing Gear 를 비롯해 기종에 따라 Flap 까지 다양한 분야에 큰 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하기 때문에 역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업무의 특성상 무거운  Part 들이 많고 직접 Hydrauric 을 만져야 하기 때문에 일 자체가 깔끔하지는 않습니다.

 

 

 

기관특기는 항공기의 엔진을 전담하는 부서입니다.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엔진이 두개인 항공기가 있는 부서의 경우 업무의 하중이 더 크지요.  힘든일을 하기는 하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미래를 보고 지원하는 분들이 많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군 이외에 관련 업체로 진출하기는 쉽지 않은것이 사실입니다.  업무의 특성상 단시간에 끝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역시 인원이 많이 필요로 하는 부서이며 제가 근무했던 부대의 경우 Shop 의 개념이 아니라 중대의 개념이었지요.

또한 전투기의 경우 왕복엔진이 없기 때문에 모두 제트엔진을 공부해야 합니다.

 

 

 

 

NDI 특기가 또 있습니다.

말 그대로 비파괴 검사반으로 항공기의 각종 Part 를 검사하고 수리여부를 판단하는 일을 하지요.  방사능 장비를 만지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으나 안전한 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비교적 깔끔한 일이며 향후 전역 후에도 취업으로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 때 인기가 좋았던 직종이었지요.

그리 인원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 장비특기라고 있습니다.

항공기에 지원되는 각종 장비의 지원과 정비를 전담하는 부서이지요.

전투기의 경우 시동을 위한 장비, 정비를 위한 전원장비, 각종 검사를 위한 장비들 수많은 장비가 사용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장비에는 엔진이 포함되어 있고 왕복엔진인 경우가 많지요.  거의 자동차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때문에 자동차 정비나 왕복엔진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지요.  다양한 장비를 정비하면서 좋은 경험도 쌓을 수 있습니다.

 

 

 

 

무장특기는 전투기의 무기를 담당하는 업무입니다.

각종 폭발물을 다루기 때문에 위험물 취급자격을 가지고 있어야하며 보직에 따라 생명수당이 지급되기도 하지요.   기종에 따라서 무장의 양이 다르므로 일의 양도 많이 차이가 나겠지요.   무장의 경우는 손으로 직접 하는 경우보다는 장비를 이용해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지게차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차량을 이용하는데 보기에는 재미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가끔 항공기 기총에 로딩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도 보았는데 참 위험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늘 조심해야지요.

 

 

 

 

그 밖에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각종 장구를 담당하는 장구반과 항공기 기골수리나 필요한 장비들을 만드는 제작반등이 있고 항공기의 통신을 담당하는 통신특기, 기상관측을 위한 기상특기 등이 더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더 궁금한 부분은 질문 올려주세요.

 

위와같이 다양한 특기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공조하는 정비과정은 참으로 멋집니다.

제 기억에 어느 가을날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활주로에서 봤던 저녁노을을 잊을 수 없었던 경험도 있지요.  어디서 무슨일을 하든지 본인이 만족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그것이 곧 행복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들의 꿈에 정비가 한 부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J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