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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Frame) 수리

Jason Park 2021. 2. 23. 16:55

 

아들의 몸무게가 3배로 증가하는 시간을 함께해 온 침대가 있습니다. 지금도 늘 잠들 때까지 함께 누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좁은 침대가 불편하다 내색 않는 녀석이 더 예쁩니다. 함께 누워서 장난도 하다 보니 성인 남자 두 명의 몸무게를 침대가 감당하기 어려웠던가 봅니다. 어느 순간부터 다양한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날을 정해서 수리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때를 보다가 지난 주말에 드디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워낙 무거운 가구이고, 단순한 수리만이 아닌 청소까지 진행해야하는 제법 큰 작업이라 아들과 미리 조율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든든히 하고 잠시 쉬었다가 아들을 불러 하나하나 설명하며 시작했습니다.

 

 

먼저, 침대의 현재 상태를 설명했습니다. 몸체와 머리부분이 분리되기 시작해서 소음의 주 원인이 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미 1cm 이상의 틈이 벌어진 상태이고 그 원인은 침대 머리와 벽과의 공간 때문이라는 사실도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미리 예상해서 설치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침대와 같은 가구를 설치하는 업체의 기사님들 중에서도 세심하게 배려하거나 실력이 좋은 분들은 분명 언급을 해주면서 보완작업을 해주시거나 사용상 주의사항을 알려주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만났던 분들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네요. 결함의 원인은 확인했으니 본격적으로 수리에 들어갑니다.

 

 

이불과 매트리스를 모두 들어내니 결함의 상태를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침대 머리부분이 분리가 되어 큰 틈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수정하려면 침대 머리를 몸체와 분리해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럼 침대 자체를 들어내야 작업이 가능하겠습니다.

 

 

침대 상판의 절반을 먼저 분리했습니다. 7년이라는 세월의 흔적과 함께 다양한 추억이 떠오르는 시간입니다. 어린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아들을 보는 기분도 좋습니다. 한 때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낙담했던 물건을 만나 반가워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몸체와 머리를 분리해서 안쪽을 보니 애초에 제조단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이 되었습니다. 약간의 접착제와 갸날픈 핀 몇 개로 무거운 머리가 오래 버티기는 불가능해 보이더군요. 대량생산이 목적인 경우에 이렇게 핀을 사용해서 빨리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만, 침대와 같이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하는 가구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들과 함께 묵은 때와 먼지를 정성스럽게 청소했습니다. 자신의 방이니 조금 더 신경써서 하자고 주문했고, 보이지 않은 곳에 먼지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기적인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해주었습니다. 깔끔하게 창틀까지 즐겁게(?) 청소하는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청소를 마치니 점심시간이더군요.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아들에게는 잠시의 휴식시간을 주었습니다. 자투리 나무를 구해 톱질도 하고 칼질도 하며 적당한 크기로 만들기까지 한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요즘은 집에서 톱질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오랜만에 해봤습니다. 

 

 

그렇게 만든 나무조각을 침대 머리의 뒷면에 부착했습니다. 분리되었던 침대 머리도 목재용 Screw를 이용해서 튼튼하게 다시 고정했습니다. 다시 머리와 몸체를 조립하고 제자리에 침대를 옮기는 과정에서 아들의 도움이 꼭 필요했습니다. 다치지 않도록 장갑을 사용하고 무거운 물건을 다룰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진행했습니다.

 

 

제자리에 침대가 놓이고 침구류까지 자리를 잡고 누워보니 시끄럽던 소리가 들리지 않고 견고한 느낌을 받는다며 아들이 신기해합니다. 묵은 먼지까지 청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니 제 기분도 개운했고, 무엇보다 쉽게 해 보기 어려운 경험들을 아들과 함께 했다는 것에 더 큰 만족을 느꼈습니다.

 

 

혼자 작업을 했다면 꽤나 고생도 했고, 어쩌면 침대를 다루기 힘들어 중단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작업하는 즐거움을 넘어 새로운 경험들을 나누며 서로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뿌듯합니다. 아들의 성장과 함께했던 침대가 아들에게 더 애정 어린 가구에 하나가 되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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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son Park

 

공군 부사관, 국내외 항공사와 개발업체, 대학 등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 및 기계분야 종사자들의 공동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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