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어머니께서 고장 난 인덕션 레인지를 주셨습니다. 사용 기간은 오래되지 않은 제품인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수리가 가능한지 물으시더군요. 먼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그리고 최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여쭈어 보았습니다. 결함을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단계가 사용자의 브리핑을 정확하게 듣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냄비를 태우셨다는 말씀을 미루어 짐작하여 온도퓨즈가 작동한 것으로 의심이 되었습니다. 항공기의 경우는 고가의 부품들이 많아 일회용 퓨즈보다는 Reset 이 가능한 차단장치들을 사용하지만, 일반 전기용품들은 퓨즈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른 말로는 Thermal Protector 또는 Thermal Cutoff 라고 불리는데, 일상적으로 Thermal Fuse 를 직역하여 온도퓨즈라고 부르더군요.
다양한 형태의 온도퓨즈가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전열기나 모터 등에서는 위의 사진과 같은 형태를 많이 사용합니다. 결함의 원인은 추측이 되었고, 일단 제품을 열어 다른 부분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을 해봤습니다. 크게 손상이 된 부분을 찾을 수 없어 일단 사무실로 가지고 오기로 했습니다.
먼저 조금 더 자세하게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서 점검을 시작했습니다. 전원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퓨즈를 점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과전류를 방지하는 전류퓨즈와 과열을 방지하는 온도퓨즈로 구분하면 됩니다.
확인을 해보니 192℃ 에서 작동하는 온도퓨즈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오픈마켓에 부품을 주문하고 이틀 뒤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수리를 위해 제품을 들여다보니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제품이었습니다. 부품들의 내구도나 조립상태를 보아 그리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더군요. 크게 부담없이 수리해서 한 번 더 고장이 생기면 폐기해야 할 제품이었습니다.
먼저 온도퓨즈의 Connector 를 분리해서 작업하기 쉽도록 퓨즈를 가열판과 분리했습니다. 한 번 더 이상을 확인한 후 과감하게 잘라냈습니다. 200도에 가까운 온도를 견뎌야 하는 이유로 관련 전선은 알루미늄과 방염 피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이런 부품들을 교환할 때 납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온도퓨즈의 경우라면 250도 전후에서 용해되는 납땜보다는 Swaging 을 통한 접합이 적합합니다. 더구나 알루미늄 전선이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해서 연결해야 하겠습니다.
별도의 규격 Swaging Tube 를 사용하면 좋겠지만, 적당한 Tube 가 없어서 Terminal 을 잘라 사용했습니다. 단단히 고정한 후 Shrink Tube 로 절연을 해줍니다.
작업은 마쳤고, 재조립 전에 전원을 확인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전원이 들어오는군요. 작업과정에서 온도센서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상판을 조립하기 전에 온도퓨즈 상부에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한 Thermal Grease 를 발라줍니다. 상판의 온도가 빠르게 전달이 되어야 퓨즈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조립을 마치고 작동상태 점검을 해봤습니다. 온도센서의 작동상태 점검까지 마친 후 깨끗하게 청소하여 마무리 합니다. 어머니께서 조금 더 안전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사용법을 다시 한번 상세하게 알려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온도퓨즈의 작동원리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듯 싶어 관련 자료를 첨부합니다. 작업 과정을 촬영해서 짧게 편집한 영상도 공유하니 작업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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