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점차 발달하면서 자동차나 비행기도 전통적인 기계장치에서 전자제품처럼 변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장 어려운 기계를 정비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항공정비사라는 직업도 이제는 변화의 시점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개인용 및 군용 항공기에서는 전기 비행기나 무인 비행기가 상용화되고 있고,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상용기에서도 전기 비행기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가 개념에 차이가 많듯, 전기 비행기나 그 이상의 기계를 정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전기와 전자 관련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전기전자 관련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강의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아직 변화는 직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려운 기계를 다루기 위해 어려운 지식이 필요했던 시대에는 항공정비사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기계의 개념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미래에도 같은 대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기술직으로 보다 많은 노하우와 전문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전기 비행기가 아니더라도 최근의 비행기들의 변화를 보면 엔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구성품들이 전자제품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Cable System 에서 정비사의 업무와 Fly-by-Wire System에서의 정비업무를 모두 경험해보신 분들이라면 앞으로 변화를 예측하기가 보다 수월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스템의 발전에 따라 정비행위의 난도는 점차 낮아지고 항공사 입장에서 정비의 외주화를 추진하는 이유도 이런 변화의 일부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일부 고숙련자들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했던 정비사들은 장기적으로 더 높은 대우를 받으며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그런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것이 전기전자 관련 지식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입장에서 전기와 전자에 대한 공부를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질문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기존 정비사들이라면 내부 시스템을 공개하지 않는 항공기 매뉴얼을 공부하는 것보다 전기자동차나 그보다 작은 기계들에 집중해서 연구하고 경험을 쌓으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비사를 시작하거나 지망하는 입장이라면 기초부터 다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장기전으로 봐야하고, 기초를 단단히 구축하지 않으면 변화무쌍한 지식의 용례를 모두 이해하는데 한계가 생겨 쉽게 공부를 포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가장 추천하는 교재는 역시 A&P General Textbook입니다. 이론적 지식을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적립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교재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이 되는 이론적 지식을 착실하게 쌓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주변의 사물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직접 분해하거나 제작해보는 경험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론적 지식은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지식으로서 생명력이나 확장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변의 기계들에 직접 적용해보는 경험을 통해 문자화 된 지식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공부방법을 위해 제 주변의 청년들과 다양한 제품을 분해하고 정비하며, 제작까지 해보는 과정을 이어오고 있는데 효과는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목공을 통해 직접 공구를 만져보고 활용하는 훈련과 다양한 기계적 결함들을 해결하며 만들어지는 경험들은 이론적 지식에 더해져 작업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 취업한 청년들과 업무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까지 해결하며 공부도 하고 직업적 성취감도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자제품들의 결함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자공부의 즐거움과 필요성을 동시에 느끼는 경험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일상 속 정비행위들을 요약한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참고하시어 취미처럼 전자공부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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