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정비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기계분야 청년들과 교류하면서 정보를 나누고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강조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항공정비사와 같은 기계 관련 직업을 지망하는 청년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는 기계에 관련된 학술적 지식이나 경험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경계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정비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기계를 다루며 단순한 업무를 할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아직 많습니다만, 지금까지의 기계와 앞으로의 기계는 그 개념부터 많이 달라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주체의 특성도 많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의 변화에 따른 접근방법은 이미 많은 글을 통해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특히 항공기 정비사라는 직업을 목표로 두기보다는 더 큰 틀에서 기계에 관련된 직업으로 접근하시는 편이 더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비사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은 기계에 관련된 지식이 첫 번째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기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기는 하지만, 굳이 기계를 잘 다루거나 관련된 지식이 많아야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더 이상 아닙니다. 오히려 기계에 관련된 지식은 이 직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지식을 거꾸로 일상에 활용할 수 있어야 성장이 가능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항공기를 정비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과 관심을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생활 속의 기계들을 유지하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항공정비사를 직장인으로 생각하는 일부의 경우는 제외하겠습니다.
기계를 만지는 직업은 그 기계의 가격에 따라 직업적 존재감도 차이를 보입니다. 저렴한 기계장치들이라면 정비사를 둘 이유도 없겠지만, 가격이 비싼 기계일수록 오래 유지 관리하기 위해 수준 높은 정비능력을 요구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을 함께 일하며 기술을 전수해주거나 배울 수 있는 관계가 필수적이겠습니다.
이러한 인간적 교감능력을 포함한 조직에 대한 순응도를 직업적 인성이라 부른다면, 그 어떤 직업보다 정비사라는 직업에서 요구하는 인성이 까다롭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경험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감정을 읽어내는 훈련이라 믿으며, 주변의 청년들에게 여러 수단을 통해 사람 간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 진심을 이해하며 잘 참여해주는 청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하나, 정비사에게 중요한 능력은 기계 외의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기계분야의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최소한 마지막 직업은 기계분야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코로나로 힘겨웠던 항공정비사들의 직장 환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인턴정비사나 항기원생들의 정규직 전환 과정이 진행되면서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항공정비의 외주화에 대한 내부적 수용도에 차이가 생기면서 신규로 채용하려는 정비사들에게 요구되는 직업적 가치관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자동차 업계에 불고있는 전기차 바람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관련 직업을 가진 분들이 전기차 관련 직업으로 변환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기업에서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군요. 결국은 변화의 수용과 능동적 대응인데, 기존 체계에 과도하게 매몰되었던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자동차 분야는 귀족노조라 불리기는 하지만, 서로를 위한 단단한 연합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입김을 경영진에서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항공정비사들의 경우는 이런 문제들을 함께 논의하고 대응할 수 있는 협회조차 없다는 것이 참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사람(사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번듯한 정비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오래 일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혼자 일하는 보직보다는 팀으로 일하는 조직에 몸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고, 위에서 언급했던 감정을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양한 책을 통해서 인생의 선배들과 대화하는 경험이 필요한 이유도 거기에 있고, 각종 예술작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전시를 관람하고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예술장르까지 꾸준히 관심을 두며, 대화를 통해 교류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습니다.
마침, 지난 주말에 뜻을 함께하는 청년들과 전시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두 개의 전시를 한 장소에서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고,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준 [국립중앙박물관]측에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었습니다.
"인간"이라는 주제로, 하나는 동물적 존재의 인간을 "진화"의 측면에서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었고, 또 하나의 전시에서는 철학적 존재의 인간을 "초상"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해보는 경험을 주었습니다. 한 번의 관람으로 아쉬워 다시 찾아보려 합니다. 꼭 다녀오시고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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