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에게 늘 공부이야기를 하지만, 학문적 지식에만 국한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공부라는 단어가 주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부정적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다양한 공부를 통해 즐거움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이어가면서 주변의 청년들도 공부의 즐거움을 누리는 모습도 보게 되어 요즘은 즐겁습니다.
직무나 지식에 도움이 되는 공부도 있지만, 사회생활이나 개인의 삶에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는 공부도 중요합니다. 조직생활을 하면서 동료들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늘어가는데, 소심한 성격 탓에 잘 놀지도 못하고 술을 배워볼 기회도 없었던 청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최근에는 술자리나 술 자체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술을 배울 때는 집안의 어른들 앞에서 배웠고, 다소 경직된 술 문화와 예절에 치중한 배움이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이차보다는 직급에 차이를 둔 술자리가 늘어가고 분위기도 많이 자연스러워진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기는 합니다만, 기본예절과 술을 조절하는 능력, 더 나아가 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지식이나 경험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가까운 청년들과 일정을 잡아 하루 종일 음식과 술,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고, 지난 주 금요일, 연차를 활용해서 점심부터 모이게 되었습니다. 모처럼의 휴일이라 아침부터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기는 했는데, 오랜만에 여유롭게 맛집에서 낮술을 즐기는 시간이 참 반가웠습니다.
무엇보다 휴가를 활용해 낮술을 해보겠다는 생각에 동참해준 청년들의 생각에 많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래서 더 많은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오전 일정을 마치고 차를 마시며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유행에 휩쓸려 상업적 논리로 학습하며 돈을 쓰기보다는 한 잔의 커피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는 과정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마침 술을 마시지 못하는 청년이었고, 다양한 술자리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술을 경험해보며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칭찬했습니다. 피하기보다는 방법을 찾는 모습이 대견하고 긍정적으로 보여 좋더군요.
바쁜 점심시간을 넘겨 족발집에 모였습니다. 서울에서 꽤 유명하다는 맛집이었고, 두 번째 방문인데 맛은 소문대로 좋았습니다. 간단히 막걸리 한 잔씩만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주 만나던 청년들이지만 조금은 다른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니 서로에게도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술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인근의 와인매장까지 방문했습니다. 평소 와인을 즐겨했던 입장에서 이 역시 제대로 알려주며 하나하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은 욕구도 생기더군요. 마침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청년들 덕분에 즐겁게 이런저런 설명도 했고, 저도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쉽게 보기 어려운 와인도 구경하고, 가격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에 이르기까지 간단한 정리를 해봤습니다. 이론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직접 마셔보고 느껴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각자에게 저렴한 와인을 하나씩 추천했고, 나중에 비교해보며 마시고 공부해보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차 한잔을 더 나누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주말에 AEROKOREA 구성원의 결혼식이 있는데, 결혼식장에 처음 참석해보는 입장에서 다양한 고민도 있더군요.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나누는 자리에 충실하고, 예식 후에는 우리끼리 뒤풀이도 하기로 했습니다.
주말이 또 즐겁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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