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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OKOREA]

집 짓기 봉사

Jason Park 2023. 10. 10. 16:52

 

 

날씨도 좋았던 지난 9월의 어느 날...  함께 하는 청년들과 집짓기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기계분야 직종에 종사하는 청년들이지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집"에 관련된 지식을 쌓을 기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정용 전기를 다루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했습니다.

 

 

작업할 곳이 전라남도 해남에 위치하고 있어 하루에 다녀오기는 무리이기도 했고, 작업할 시간을 생각하면 하루 일정으로는 별 의미도 없을 듯하여 평일을 포함한 주말시간으로 조율했습니다. 주말 시간을 할애하여 봉사하는 일도 쉽지 않은데, 연차를 사용하면서까지 참여해 주는 청년들이 참 멋지고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어려운 시간 만들어 다녀오는 일정이니만큼, 최선을 다해 알차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게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일행에게 해남이라는 지역을 처음 방문하는 경험이었고, 출발 전에는 심리적 거리가 멀게 느껴져 약간의 부담도 있었지만 다녀온 후 오히려 이전보다 많이 가깝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한 방문이니 이동시간을 감안하여 새벽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새벽 공기를 마시며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렸고, 일출을 보며 경유지인 군산에 도착했습니다. 짧은 일정을 소화하고 현지인 추천 국밥집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단일 메뉴로 승부하는 식당답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식사였습니다.

 

 

 

 

 

맛있는 아침을 배불리 먹고 잠시 인근을 산책했습니다. 군산이라는 도시를 여러 번 갔었는데, 아직 안 가본 곳이 많더군요. 역사의 흔적은 아니었지만, 나름 이국적인 건물과 이른 아침의 풍광이 잘 어울리는 곳을 걸으니 피곤한 기운이 많이 덜어졌습니다. 고요한 여유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달렸습니다.

 

 

2시간 넘게 달려 해남에 들어서니 드넒은 하늘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넓은 하늘이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과 해방감을 느끼게 해 주어 한참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해남으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만나 3일간 여섯 번을 만난 멋스러운 다리도 잊을 수가 없는 기억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작업에 임할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기단 위에 건물의 골격이 올라간 상태로 내장재 작업이 진행중이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작업은 배선작업과 각종 전기설비의 설치 및 점검이었습니다. 이전 건물이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소실된 주택이었기에 집주인께서 무엇보다 전기에 많은 염려를 하고 계셨습니다. 대부분의 시골 건물들이 시간에 흐름에 따라 건물이나 전기설비를 조금씩 증설하는 형태로 늘어가면서 기존의 노후배선이나 시설에 대한 정비가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인 점검과 정비, 보완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기회에 기존 잔여 건물의 노후 배선과 전기설비를 점검하고 필요에 따라 교체하거나 정비하는 작업을 먼저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30년 이상의 시간의 흔적이 내려앉은 전선이나 누전차단기는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질 듯, 위태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명으로 연결되는 배선의 연결부를 확인하고 정리하거나 교체하는 작업까지 모두 완료했습니다.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바비큐와 해남 막걸리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음식의 물리적 조건도 좋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과 공간이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더해져 더없이 맛있는 식사로 오랜 시간 기억되었습니다.

 

 

 

 

 

 

다음 날, 본격적으로 신축 건물의 배선작업과 콘센트, 스위치, 조명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함께 작업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관련 경험이 없어 하나하나 가르치며 진행하느라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었지만, 봉사와 학습의 기회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경험이었기에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와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부분 때문에 불필요한 추가작업도 많이 하게 되었지만, 이 역시 새로운 문제 해결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특히, 건물을 처음 올리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접지 관련 공사를 직접 수행하며, 관련 자재를 구매하고 접지선을 제작하는 과정은 쉽게 해보기 어려운 경험이라 많은 흥미를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근거리에서 접지봉을 구하기 어려워 40km 이상의 원거리를 다녀와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적 특징이나 다양한 농촌의 환경을 알아가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작업 일정에 여유가 생겨 일부 청년들은 예정에 없던 시멘트 블럭 작업과 폐자재 정리작업도 했습니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작업이라 다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고, 다행스럽게 무사히 둘째 날의 작업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역시,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목포로 향했습니다. 일부 멤버들은 밤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고 남은 인원들만 찜질방에서 잠을 청하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평소에 언급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짧은 밤을 아쉬워했습니다.

 

 

 

 

 

마지막 날, 커피와 빵이 맛있는 카페를 찾아 향긋한 아침을 먹었습니다. 전날 작업 중에 부족했던 자재를 구매해서 다시 작업장으로 갔습니다. 건물의 설계에 없던 부분을 급조해서 만든 옥외 보일러실과 화장실에 전원과 조명을 설치하는 작업이었는데, 귀경 일정이 빠듯했지만 하던 작업까지는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건물이 완성되기까지는 더 많은 작업이 필요했지만, 짧은 2박3일간의 일정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봉사 일정을 정리했습니다. 3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위에서 언급하지 못했던 다양한 일들이 많이 벌어졌고, 저나 청년들에게 색다른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아직 더 작업을 해드리고 싶은 부분이 남아있어, 추후 다시 일정을 잡아 한 번 더 다녀올 생각입니다.

 

 

그때는 하루 정도 일정을 만들어 주변 지역을 구경도 좀 하고 오고 싶네요. 작업에 참여했던 청년들에게 힘들었지만 즐거웠다는 후일담을 들었습니다. 타인을 돕는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청년들... 참 멋지지 않나요? 이 청년들과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몰려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9월이었지만 보람은 있었습니다. 조금 더 큰 보람을 위해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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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son Park

 

공군 부사관, 국내외 항공사와 개발업체, 대학 등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 및 기계분야 종사자들의 공동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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