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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s Story

아들의 스승 ... 아버지

Jason Park 2012. 1. 11. 17:36

아들은 알게 모르게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닮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같은 행동을 하는 제 모습을 보았을 때, 참으로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같은 이치로 제 행동이 아들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참으로 행동이 조심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예로, 저도 모르게 따라했던 행동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30년 전, 중학생인 제게 불쑥 뭔가를 내미시는 선친의 손에는 검정색의 뿔도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공무원이셨던 이유로 유난히 도장을 많이 사용하셨고, 도장에 대한 애착과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셨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물론, 당시에 인감도장의 의미는 지금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 사용할 일도 없던 중학생에게 거금을 들여 굳이 만들어주시는 이유를 제가 아들을 낳아보고서야 조금이나마 이해 합니다.

 

 

 

몇 해전, 아들 녀석의 돌잔치가 끝나고 아들 명의로 통장을 하나 만들면서 저도 인감도장을 만들었습니다.

요즘 시대야 도장의 용도가 점차 줄고, 아마도 몇 년이 더 흐르면 아예 없어질 것으로 예상도 되지만, 도장만이 주는 은근한 의미가 저는 아직 좋습니다.  서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진다고 할까...

 

 

 

제일 좋다는 수정으로 아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도장을 보면서 흐믓한 뭔가를 느끼게 됩니다.

30년 전 그 아버지의 마음과, 어머니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도장케이스를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 저처럼 이 아들도 그렇게 사용해 주기를 바라는 작은 욕심도 부려봅니다.

 

 

 

선친의 유품 중 아직도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에 도장들이 있습니다.

손 때가 묻어 있는 뿔도장들인데, 그 중에서 몇 개는 제 이름을 다시 새겨 넣어 사용하려 합니다.

살아생전 불효했던 장남의 죄송스러운 마음과 당신을 그리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제는 아들에게 좋은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언젠가 그 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할 날에 좋은 기억만으로 채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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