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2006년까지 제가 근무하던 사무실이 강남역이었습니다. 지금은 출구가 바뀌었지만 예전 2번출구 앞에 사무실이 있었지요.
덕분에 강남역 주변이 늘 정겹고 아름다운 추억도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2002년 월드컵때는 아주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 큰 대로를 사람으로 채우고 소리도 지르고 극장에서 축구보고....ㅋㅋㅋ
더구나 지금의 아내와 한참 열애중인 시절이라 이런저런 추억들이 많이 쌓여있는 곳입니다.
아무튼...사무실을 옮기고는 가끔 일이 있을 때 가보는데, 매번 바뀌는 것들이 너무 많군요.
그 때의 추억을 곱씹으며 추억을 장소들도 찾아보고는 했는데 하나 둘 없어지는 현실이 참 아쉽습니다.
사회인이 되어 만난 친구 중에 가장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두 명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학교의 강의가 3시에 끝나서 일찍 가게 되었고, 퇴근시간을 종용하여 두 사람 모두 4시에 불러냈습니다.
기다리는 짬에 교보문고에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책 냄새도 맡아보고 지하의 문구점도 가볼 요량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사람과 책의 냄새는 참 좋습니다.
이런저런 책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하나 샀습니다. 아주 재미있습니다. 제목도 마음에 들고...ㅋㅋㅋ
역시 남자는 "물건" 입니다.
예전에 자주 갔던 지하의 핫트랙에도 들렀습니다.
이번 주말이 마님의 생일이라 수제 카드도 하나 샀습니다.
선물은 며칠 전에 사뒀습니다. 지갑과 사은품으로 받은 휴대폰 고리입니다.
간 김에 늘 좋아하던 파버케스텔 매장에 들렀습니다.
마음에 드는 만년필이 있기에 이것저것 고르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불이 납니다. 주차할 공간이 없어 교보타워 주변을 몇 바퀴나 돌고 있다는 친구의 말에 손짓하는 만년필들을 뒤로하고 황급히 나왔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주차와 식사, 술이 한 번에 가능한 장소를 찾는데, 예전에 자주 가던 곳이 모두 없어지고 처음보는 건물들로 잔뜩합니다. 아~~~~~아쉽습니다. 대형 식당들도 거의 안보입니다.
이래저래 알아보다가 제시카 키친으로 향합니다. 맥주가 공짜라 제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오너인 정우현씨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 조금은 더 작용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식사와 술, 안주까지 모두 해결이 되니 아주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5시에 남자 셋이 입장~!
아무도 없는 매장에서 음식을 날라다 먹기 시작합니다.
주변에는 아리따운 걸들이 잔뜩입니다.
대화가 안됩니다.
그래도 꾿꾿하게 대화를 이어갑니다.
대화 중간에 한 친구가 동시에 아내들에게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내보잡니다.
어떤 답장이 오는지 경쟁을 하여 가장 늦은 사람이 밥값을 계산하잡니다.
시간은 8시.
세 명이 동시에 메시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울 마님의 성향을 알고 있는 저는 큰 기대 안합니다.
울 마님은 저녁에 집에 오면 휴대폰 거의 신경 안씁니다. 아마 문자 확인도 안할거라고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제 예상은 아주 정확했습니다. --;;
약 한 시간 후...
오라는 답장은 안오고 마님의 전화번호가 찍히며 전화벨이 울립니다.
아들 녀석일껩니다. 맞습니다. 그 녀석입니다.
"아빠~! 지금 뭐해요?"
"어~~~밥먹어요~~~"
"왜요?"
"음..................배고파서요~! --;; "
뚝~!
아들과의 통화는 늘 이런 식입니다. 아주 용건만 간단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답장이 왔습니다. 아들 녀석에게 감사합니다. ㅠㅠ
그래도 울 마님은 저를 아직 사랑합니다. ㅋㅋㅋ
다른 친구들의 문자는 이렇습니다.
친구 1 : 고마워요~^^*
친구 2 : 가족끼리 그런거 확인하는거 아니다~!
친구 1 은 돌싱인데 지금 연애중인 상황이구요...친구 2 는 저와 같은 해에 결혼 했습니다. 부인이 아주 터프합니다. ㅋㅋㅋ
결혼 전 타고 다니는 차도 코란도였고...지금도 SUV 만 탑니다. 운전 아주 "잘" 하십니다.
친구 1 은 만나기만 하면 아이폰 예찬에 침이 마릅니다.
왜 빨리 안사냐며 저를 독려하는 것도 지치지 않습니다. 장점들을 요목조목 나열하면서 매번 다른 기능에 대해 강의를 합니다.
어제는 저도 모르게 사고싶다는 생각마져 듭니다. --;;
그래도 전 이 녀석이 좋습니다.
위의 사진들도 바로 요녀석으로 찍은 겁니다. 그럭저럭 괜찮지요? ㅋㅋㅋ
몇 번의 테이블 손님들이 바뀌고 나니 시간이 벌써 10시....
직원이 찾아와 영업종료를 안내합니다.
남자들의 수다도 장난 아닙니다.
밥 값은 누가 냈을까요?
답장이 왜 없냐는 항의전화(?)에 겨우 답장을 받은 그 친구....터프한 부인과 사는 친구 2 가 냈습니다.
아주 맛나는 저녁이었습니다.
어제 많이 먹어서 오늘 점심은 간단히 먹습니다.
울 마님표 샌드위치 입니다.
멋진 오후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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