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녀석이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장난감은 역시나 레고였습니다. 꽤나 많은 레고를 섭렵(?)하고 얼마 전부터는 더이상의 집착이 없어, 제가 오히려 아쉬운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늘 로봇 모델에만 집중하다가 시들해진 것이 아닌가 싶어 새로운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시간이 될 때마다 마트의 레고매장을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또 하나의 시리즈가 있습니다.
바로 TECHNIC 시리즈입니다. 모델이 많지는 않지만 각종 장비나 자동차, 모터사이클 등을 비교적 기계적 구동이 현실에 가깝게 만들어 놓은 시리즈인데, 그 구현의 정도가 아이들 장남감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울 정도입니다.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현실적인 도전(?)을 통해 각종 기계적 작업을 해보기도 하고, 모터 사이클의 경우는 시속 100km/h 의 속력으로 달리는 실험까지하는 영상이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됩니다. 가히 놀라운 수준이라고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아들의 나이(8세)에 맞는 레고 시리즈로 결정하고 적정한 모델을 선정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비교분석을 하던 끝에 아래의 모델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두 모델이 하나의 제품에서 구현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자동차의 엔진과 구동장치간의 연결과정, Steering 의 원리까지 실제와 가깝게 잘 구현되어 있어 정했습니다. 그런데 로봇만 좋아하던 녀석의 관심을 어떻게 자동차로 돌리게 할지가 문제였습니다.
일단, 이런저런 이벤트를 걸고 공부와 연계하여 장난감을 사줄 핑계를 만들었고, 직접 사다주는 것 보다는 직접 고를 수 있게 하기 위해 아내와 많은 사전모의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 생각대로 위의 모델을 골라서 들고온 아들을 보고 얼마나 흐믓했는지...^^*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겠지요. 자의반 타의반으로 들고 들어온 아들이 별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는데, 조립이 어려워 재미도 못 느끼게 되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까 염려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꾸준하게 지켜보았습니다만....저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였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고, 역시 피는 속이지 못한다는 결론까지 재확인하게 되는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었네요.
아들이 조립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제 도움 없이도 완벽하게 조립을 마치는 녀석에게 감탄도 했지만, 완벽하게 구현된 자동차의 면면을 보면서 "TECHNIC" 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제품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세부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아들이 들고 들어온 제품입니다.
피스톤 조립도면입니다. 크랭크축까지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됩니다.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어려운 학생들이 많아 설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만, 이 레고 하나만 만들어보면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더군요.
실제로 조립한 모양입니다. 거의 비슷하지요?
Suspension Assemply(현가장치) 입니다. Shock Absorber 까지 있습니다. 와우~!
Rack & Pinion Gear 까지 구현되어 정확한 방향전환이 가능합니다.
지난번 강의에서 설명했던 부분이니 강의를 참고해 주세요. (http://blog.daum.net/jason-park/596)
엔진의 조립과정입니다.
멋지죠? ^^*
전후방 Frame 완성입니다.
Differential Gear 를 보고는 감동까지....ㅠㅠ
완성입니다. 순전히 혼자 조립하여 완성했으니 얼마나 애착이 생길까요?
완성한 후 이리저리 살펴보며 한참을 가지고 놀더니 한 마디 합니다.
"아빠! 저 이 자동차가 제일 좋아요!"
아~~~~그 때의 감정이란....^^*
결국 로봇이 전시되어 있던 자리를 지금은 이 자동차가 대체하고 있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새로운 재미를 찾아주기 위한 노력도 즐겁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더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생각해 봅니다.
Technic 시리즈는 성인들을 위한 모델도 있으니 기계를 공부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만들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네요.
저부터도 당장 학생들의 강의에 적용해볼 생각입니다. 역시 공부는 몸으로 해야 즐겁습니다.
다음 레고는 무엇이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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