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 미래에 대한 직업적 꿈이 있었습니다. 제 시대에는 의사, 판사, 장군 등의 직업들이 인기를 끌었고, 그로 인해서 각종 고시나 의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사관학교의 인기가 꽤나 높았었지요. 시대가 흘러 요즘에는 많은 학생들이 소위 “사”자 직업보다는 연예인이나 공무원으로 많이 몰리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모두가 바라고 꿈꾸는 직업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고, 사회적 시각에서 성공의 잣대로 사용되는 이유로 자신의 취향이나 적성에 상관하지 않고 결정하게 됩니다. 성장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타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은 달라지기도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직장”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안정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진지 오래고, 이제는 보다 미래를 바라보며 지속 가능한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 “철밥통”으로 불리던 몇몇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많은 유무형의 투자를 통해서 이루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시대가 변하기도 했거니와 그렇게 선택한 직장이 자신의 미래를 행복하게 해주기 어렵다는 사실도 자각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흔히 “회사원”이라 불리는 직업(?)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무직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전적 의미는 “회사에 고용되어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말 그대로 직업의 명칭이 아니라 고용상태를 나타내는 말인데, 현재는 직업의 개념으로 통용되는 말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어린 시절, 장래희망이 회사원이셨나요? 대부분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름의 꿈이 있었고 이런저런 노력도 하셨겠지만 현실이라는 장벽을 넘지 못하고 타협한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신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직업부터 다시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고용의 형태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어떤 직업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 말입니다. 장기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노동력만 제공하는 형태의 직업을 가지고 계시다면 오래 지속하기가 어려운 일입니다.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쉽게 대체가 가능한 인력이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법적 테두리에서 보호하기 위한 장치들이 있기는 하지만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직업을 찾고 취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이라면 좋은 직장보다는 좋은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정비사라는 직업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항공기 정비사들도 자신의 직업은 정비사라고 말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해보면 상당수는 회사원의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저 대기업이라는 직장에 의지하여 고용된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직업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직업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동네 빵집이 여러 가지 규제의 덕도 있고, 대기업 프랜차이즈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통해서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빵집을 운영하는 제빵사가 이렇게 고민하고 새로운 빵을 만들어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이유는 그들이 기업가 정신을 가진 직업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나 고용된 형태로 근무하는 제빵사의 경우라면 상황이 다르겠지요. 같은 제빵사라고 하더라도 고용된 “회사원”인 경우라면 단순노동을 제공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역시나 해당 기업에 문제가 생기거나 고용주와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언제든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기업에 고용되어 근무하는 회사원도 같은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정비사로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충성을 통해 조직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독자적인 기업이라 생각하고 회사와는 계약관계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늘 자신을 돌아보고 위기에 대응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비사로 근무하게 되면 대기업의 특성상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불합리한 행동까지 하게 되기도 합니다.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는 정비사라면 늘 자신의 실력을 키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위기를 준비하며 고객(회사)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것입니다. 자신의 위치나 조건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직장을 옮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장기적으로는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직업도 바뀌게 될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정비사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큰 틀에서 항공이라는 분야는 같아도 세부적인 직업의 형태로 구분하면 정비사에서 개발자, 교수를 거쳐 지금은 매니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도 바뀌는 마당에 직장이 바뀌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준비하시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첫 직장으로 평생 유지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크게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다양한 경험이 곧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는데, 한 조직에서 극히 제한된 일만 했던 사람이라면 한 가지 기능만 사용하는 휴대폰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지시고 자신과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도 자주 만나 사고의 틀을 넓히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근본적으로 변화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편하게 살고 싶은 욕심이 자신을 나태하게 하고 현재의 자리만 고수하게 하기 때문에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도전을 즐길 수 있으면 늘 변화에 긍정적으로 대처하게 됩니다. 사소하게는 늘 같은 길만 고집하지 말고 다른 길로 다녀보는 경험이나 먹어보지 않은 음식에 도전하는 일부터 시작입니다. 최근에 학생들에게 먹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많은 학생들이 습관적으로 먹던 음식만 먹고 먹어야하는 음식은 먹지 않는 심각한 편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먹고 싶은 것보다는 먹어야하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만나고 싶은 사람보다는 만나야하는 사람을 만나야하는데 우리는 정작 누가 내 미래에 필요한 사람인지조차 고민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에 익숙해지면 새로운 음식이나 새로운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경험을 찾아가게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 가볍게 새로운 음식부터 시작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좋은 직업이라면 자신에게 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작은 좋아하는 분야에서 비롯되겠지만, 막상 현실에 다가서면 즐겁지 않은 일이 더 많이 벌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변화를 즐기는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결과도 더 좋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작은 변화에 도전해 보시는 것이 좋겠네요. 궁극적으로 자신의 직업이 무엇인지 찾고 고민하는 과정은 직장생활을 보다 긍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어느 기업에 들어갈지를 고민하기보다, 그 기업에서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라는 의미입니다. 그 “일”에 집중하다보면 자신의 능력을 더 잘 펼칠 수 있는 많은 직장이 눈에 보이게 될 것입니다.
즐겁게 배우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현재의 제가 그렇게 일하고 있고, 더 많은 학생들이 저와 같이 자신의 삶을 즐기며 즐겁게 일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방법을 찾고 싶은 분들은 언제라도 찾아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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