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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야기

손편지 많이 쓰세요.

Jason Park 2015. 11. 10. 18:13

얼마전 인터넷에 회자되던 웃기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는 전단에 적힌 "육구시타리아"를 찍은 사진이었는데,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심각한 문제라 인식이 되었는지 신문에까지 나왔더군요.  웃지 못할 심각한 일임에도 SNS상에서는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면 요즘 세대들의 언어파괴는 심각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생각됩니다.

 

 

 

 

 

 

 

 

 

2년 전에 저도 [손글씨만 잘 써도 취업이 쉬워진다!]는 글로 말씀드렸듯이 손글씨는 점점 희소해지는 능력(?)이 되어가고, 이제는 맞춤법까지 고민해야하는 상황까지 된 현실이 개탄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맞춤법이 자꾸 틀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안쓰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일기라도 매일 쓰는 버릇이 중요하고 많은 면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데, 요즘 학생들 중 일기를 자필로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제 아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어릴 때 그렇게 싫어하던 그림일기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하나하나 설명하며 이해시키는 과정이 참으로 쉽지 않았지만, 거꾸로 돌아보면 제가 그렇게 이유나 방법도 모르는 상황에서 단순한 반복적인 글쓰기가 얼마나 재미없고 싫었을지가 이해도 되었습니다. 아들과 그림일기 하나를 쓰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그림에 대해서 함께 의논하고 어떻게 그리며 무슨 색으로 칠할지와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를 의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써오던 그림일기가 요즘은 아들도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게되니 흐믓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림일기만큼 또 재미없는 것이 받아쓰기 연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한 문장을 반복해서 여러번 써야하는 일이 그저 노동에 가깝게 느껴질 수 있고, 그렇게 재미없는 반복에서 학습효과나 글씨연습을 기대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저도 아들 옆에서 함께 받아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연필이 주는 필기감은 아무리 많은 글을 써도 재미가 느껴진다는 것, 어느정도 글을 써본 사람은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함께 글을 쓰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가끔은 시합도 하지요. 그렇게 글을 써보니 아들의 글쓰기도 조금씩 늘어가는 듯 합니다. 가끔 아들의 초등학교에서 보내오는 유인물을 보면 학생들의 글들을 볼 기회가 있습니다만, 예사로운 글솜씨가 아니었습니다. 분명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써본 티가 나고 있었고, 가끔은 초등학생이라 느껴지지 않는 글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글솜씨가 나이가 들어가며 왜 없어지는 것인지...가만 생각해 보면, 역시나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의 영향이라고 밖에는 결론이 나질 않더군요.

 

 

취업을 위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는 말할 것도 없고, 간단한 편지까지도 제대로 쓰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부터 많은 연습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부모나 친구, 혹은 직장동료 등, 많은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지는 문제를 조금 수월하게 풀 수 있는 방법에 하나로 편지나 카드를 저는 많이 추천했습니다. 아직 말주변이 없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감정이 흥분된 상태로는 냉정한 이야기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 십상이지만, 차분하게 편지로 의견을 전달하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편지마저도 사소한 맞춤법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의미는 많이 반감되겠지요. 아울러 직장생활에서 맞춤법도 틀리는 사람이 제대로 대접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시면 그 중요성을 다시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얼마전 공군부사관 223기로 입대한 제자가 하나 있습니다. 우연히 저를 만나 3년여의 시간동안 가르쳤던 녀석인데, 아버지를 일찍 여읜 탓인지 저를 아버지처럼 잘 따라서 더 기억에 많이 남고 각별했던 녀석에 하나였습니다. 지난 10월에 큰 절을 하며 입대했던 녀석이 얼마전 세 통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하루이틀 간격으로 쓴 편지였는데, 짬짬이 급하게 써내려간 흔적이 역력했지만 구절구절 진심이 묻어나는 감동적인 편지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편지는 일상적인 안부와 현지에서의 힘들었던 상황이나 신변에 관련된 편지였고, 두 번째 편지는 첫 번째 편지에서 다소 힘든 모습만 썼던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잘 적응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런저런 예상하지 못했던 고민도 털어놓고 저의 생각을 묻기도 하였습니다. 먼저 두 통의 편지를 받고 답장을 썼고, 주말을 지나 우체국에 가려던 월요일에 세 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내용은 특기배정 문제와 이런저런 차출지원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저의 의견을 묻는 편지였습니다. 진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 급하게 다시 편지를 작성해서 우체국에 다녀왔지요. 비단, 위의 예처럼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만이 아니더라도 편지의 효과는 그 어떤 메시지보다 진심을 느끼게도 할 수 있지만, 제대로 쓰지 않으면 그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편지를 쓰는 방법이 따로 있는데, 다음 기회에는 그 방법에 대한 글을 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지...저도 손편지를 그렇게 자주 쓰지는 못합니다.  정기적으로 기념일에 쓰는 카드와 안부편지 몇 통이 전부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그마저도 단문 메시지나 이메일, 카톡 등의 메시져들을 이용하는 추세가 강한 것 같습니다. 일시적으로 재미있고 쉽게 보낼 수 있는 장점은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담은 카드나 편지에 비할 수는 없으니 진정 중요한 사람이라면 꼭 편지를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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