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들어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제자들이 취업에 하나둘 성공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초기에는 모르던 것들이 점차 자신에게 스트레스로 돌아오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접하게 되니 해결책을 찾고자 저를 찾는 경우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생 시절에는 어떻게든 취업만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른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가, 막상 취업에 성공해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보니 이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고, 그런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못하다가 1년 내에 직장을 퇴사하는 신입사원이 70% 를 넘는다는 기사가 며칠 전에도 보도되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급여나 처우문제로 보도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을 들었지만, 제가 생각하는 큰 이유는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이런저런 직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상당수의 신입사원들은 제대로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 함으로 인해 상대적인 처우에 불만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능력은 본인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요즘 젊은이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기업의 실질적인 처우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기업에 대한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그런 조건에 대해서 직장인들이 불만만을 표현할 것이 아니라 극복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개인이든 기업이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절대 약자인 신입사원의 입장에서 무리한 처우를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직장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대인관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고, 이런 부분은 얼마든지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그 방법을 몰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 과도한 인적 물적 낭비가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런저런 불만으로 이직을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래서 다른 직장의 상황이 지금보다 월등하게 나아 보인다면, 그건 착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자들에게 강하게 강조하는 부분에 하나로 지금의 직장이 싫어서 이직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에 최선을 다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든 이후, 동료들에게 환송을 받으며 이직하는 방향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나온 시간동안 제가 그렇게 살아왔고, 심지어 전직장으로 되돌아간 경험도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직장생활에서 좋은 리더를 만나는 것도 참으로 중요합니다. 결국 사람간의 인연으로 인생도 달라지기 때문인데, 좋은 리더를 만다려면 그만큼 많은 인적교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20년간 구독하고 있는 모 잡지에 얼마전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는데, 저의 관심을 끌게 하더군요. 창간 20년을 맞아 20년 전과 후의 우리나라 남성들의 가치관 변화를 조사하는 과정에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 그 중 직장에 관련된 질문에 큰 변화가 보였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확인이 되시겠지만, 20년 전만해도 직장의 중요한 선택기준은 장래성이었습니다. 안정적인 부분이야 늘 공존했던 부분이니 제외하고 장래성이 밝은 직장을 선호했던 이유는 힘든 현재보다는 미래를 보려는 장기적 시선이 깔려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젊은이들은 미래보다는 현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 싶습니다. 단기적 시선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이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사원을 좋아할 조직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전무한 이유에 큰 원인으로 저는 이러한 조급함이라 생각합니다. 한 분야에 오랜시간 근무하며 실력을 쌓고 노하우를 만들어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너무 빠른 변화만 고집하고 쉽게 실증을 내는 요즘의 젊은이들이 직장도 근시안적 사고로 바라보기 때문에 인재를 채용해야하는 조직의 입장에서도 여간 어려운 부분이 아닐 수 없지요. 직장과 직업을 다소 혼돈하거나 별개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직장이야 능력이 된다면 얼마든지 나은 조건으로 바꿀 수 있겠지만 직업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직장도 과도하게 많이 바뀌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지만, 직업이 자주 바뀌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싶네요.
직장에서 만들어지는 문제의 상당부분은 사람간의 문제입니다. 작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사람이 불편해지고, 나아가 조직의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직장생활 자체가 고통의 연속인 경우가 적지않습니다. 조직원 한 사람의 문제는 결국 조직 전체의 문제로 커질 수 있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재의 채용기준에서 기존 구성원과의 융화될 수 있는 정도를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직의 발전은 고사하고 기존 구성원을 와해할 우려가 있는 인재를 걸러내기도 어렵기 때문에 최근의 대기업 입사전형에서 면접의 기준이 높아지는 한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을 잘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곧 즐거운 직장생활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개인의 성공 확률도 높일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오너들은 직장을 자신의 회사처럼 일해줄 사람을 찾습니다. 그래야 발전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그런 신뢰도 높은 인재를 확보하여 지속적으로 조직이 안정되게 운영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직업이라는 부분에 직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우리나라에서 직장의 선택기준은 다른 나라에서보다 더 큰 의미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만의 가치기준이 다른 부분은 인정하겠지만, 그 절대가치를 위의 표와같이 금전적인 부분과 근무여건만으로 따진다면 많은 기회를 갖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같은 논리로 더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여러차례 검증과정을 거치며 인재를 채용하면서도 오랜시간 투자하여 회사에 맞는 사람으로 훈련을 시키게 됩니다. 일부 회사들의 근시안적 논리로 경력자만 채용하는 행태를 꼬집는 지원자들이나 회사를 ATM 정도로 판단하는 사원들이나 다를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볼 일입니다.
각별한 인재 채용에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한 다소 괴짜스러운 기업도 있더군요. 신입사원들에게 보너스까지 주면서 퇴사를 권유하는 제도를 운연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기사에도 나오지만, 개인의 가치기준이 돈인 사람을 선별하고 기업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충성도 높은 인재와 오랜시간 근무하기 위함입니다. 기업이나 사원이나 결국 바라는 것은 같습니다. 안정되게 발전하며 즐거운 직장을 바라면서 그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이기주의적 발상으로 상대를 비판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손해는 결국 절대 약자인 개인이 되겠지요. 조직은 어떻게든 운영되고 있으니까요. 취업에 도전하려는 많은 학생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회사에 이득이 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해 보세요. 극단적으로 토사구팽이 된다고 하더라도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그 과정을 통해서도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자신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는 신입사원은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습니다.
우리가 좋은 직장을 원하는 궁극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단지 많은 연봉만 받으면 된다고 보시나요? 정말 재미없고 스트레스가 많은 일인데 연봉이 높다면 과연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까요? 저도 그런 일을 해보았지만, 결국 몸에 이상이 오고나서야 결론을 내리게 되더군요. 이 즈음에서 우리는 장기적인 인생계획을 다시 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생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지고, 그 목표에 따르는 직업에 대한 목표가 이어지면, 가장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직장을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직장이건 월급만 받으면 된다는 사고보다, 회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입사하고 싶은 회사를 찾게되면, 같은 일을 해도 더 즐겁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저는 단언합니다.
만족스러운 직장이라는 것도 역시 행복추구의 연장선에서 찾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삶에 대한 자세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직장에서라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내며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자기 자신부터 잘 돌보시고 주변의 사람들을 챙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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