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진로에 대한 고민은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몫인 가정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비단, 아버지의 직장문제로 어머니의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만은 아닌 것 같더군요. 저를 찾아오시는 대부분의 어머님들은 아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토로하시고 극단적으로 강요하듯 끌려온 아들은 묵묵부답인 경우와 아들이 주도한 상황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오는 경우로 크게 나뉩니다. 물론, 학생 본인이 더 적극적인 경우라면 비교적 수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자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대화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계시는 듯합니다.
최근, 제가 항공분야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하면서 유학보다는 국내 취업으로 많이 유도하고 있고, 준비되지 않은 유학의 경우는 득보다 실이 많아, 추후 취업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상황이 해외파 보다는 국내에서 무난한 인성을 만들어온 인재를 선호하는 입장으로 바뀌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준비 없이 떠난 유학의 결과가 오히려 가지 않은 경우보다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비유학 자체를 신중하게 결정하시라는 이유도 이미 이전 글을 통해서 알려드렸고, 그 대안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무리한 대학진학을 통해 빚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졸업 후 취업에도 연이은 실패를 하면서 신용문제까지 이중고를 짊어지게 되는 현실을 알면서, 아무런 목표 없는 진학이 계속되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학보다는 취업에 우선한 준비를 하라고 꾸준히 말씀드리고 있는데,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드리기가 쉽지 않으신 듯싶습니다.
근래, 대학진학에 실패하다 대안으로 저를 찾아오는 학생들과 어머님들이 꽤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유학을 선택하겠다고 찾아오셨는데, 제가 유학을 만류하는 말씀을 드리니 처음에는 많이 당황해 하시더군요. 이런저런 이유를 설명해 드리고 대안으로 여러 가지를 말씀드리면, 참 좋은 방법이라 이해는 하시면서도 선뜻 선택하지 못하고 고민하시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이 맞는 길이라는 사실은 아시지만 결국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꼬리를 잡는 것 같았습니다.
남과 다른 길을 가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용기는 학생 자신도 물론 필요하지만 현명한 판단으로 결론을 도와주며 곁에서 응원해 주셔야할 어머니가 더 많이 가지고 계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자존감이 그래서 필요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도 이 분야에 도전하겠다는 많은 학생들의 면면에서 찾기 어려운 단어가 되어버렸는지요. 아이들의 능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어머님들이 하신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이론만으로는 미래를 살아가야할 아이들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큰 위험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대한 통찰이나 경험이라면 얼마든 조언이 필요하지만 직업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용기를 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을 믿어주시고 좋아하는 일이라는 판단이 된다면 남의 시선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방향으로 지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소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라도 어차피 아이들이 겪어 내야할 부분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험한 세상을 살아갈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애정으로 아이들을 온실의 화초처럼 키우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아 걱정입니다.
기업들은 변화하고 있고, 찾는 인재의 이상형도 변화하고 있는데 학교의 지도자나 부모님들은 자꾸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미래를 판단하려 하고 계시는 현실이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잘 생각해 보셔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일반적 시선에서 추천하는 방법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정규대학의 공대로 진학하고 필요 없는 스펙보다 두루두루 사회와 조직생활에 대한 경험치를 올리는 방향으로 지도해 주시고, 여러 이유로 대학으로 진학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군대를 잘 이용하라고 조언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군 부사관으로 지원하는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특별한 자격증이 없이 일반전형으로도 충분히 항공정비를 할 수 있고, 직업군인을 통해 보수적인 조직에 대한 적응도와 정비경험, 나아가 추가적인 진학까지 연계할 수 있으니 그 어떤 방법보다 효과적인 진로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부사관도 대기업 입사준비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여러 과정을 통해 개인의 인성과 적성을 파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학생시절부터 부사관을 제대로 준비해야 합니다. 직업군인이 굳이 싫다고 생각되면 가능한 빨리 군대를 마치는 것이 좋겠지만, 일반 병으로 다녀온다고 하더라도 2년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됩니다. 여러 글에서 충분히 설명은 드렸지만, 군대라는 체제를 얼마나 어떻게 잘 이용하는가에 따라 이후의 취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도 하며, 20대 황금기 2년을 시간낭비로 보내는 일만큼 후회스러운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일찍,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군대를 포함한 사회경험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고교시절, 의미 없는 대학진학보다는 군대를 통한 사회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을 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하시지요. 어려운 결정을 위한 중요한 가치는 하나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시선보다는 나의 만족과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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