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준비해라~!”
항공사에 신입사원으로 출근하는 제자에게 가장 먼저 해주는 말입니다.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라는 의미와 함께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다가올 수 있는 이직, 혹은 퇴직을 신입사원 시절부터 준비하면 오히려 그러한 불상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직을 고민하는 수준이 아니라 스카우트 제안을 고민하는 수준까지 실력을 키우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아주 함축적인 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젊은이들의 도전의식이 많이 부족해진 듯 보입니다.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생존을 위한 경쟁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식량에서 돈으로 그 대상이 변했을 뿐, 서로 많은 먹이를 쟁취하려는 노력은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덩치나 힘이 센 인간이 더 큰 동물을 잡을 수 있었지만, 협업을 통해서 함께 잡고, 나누는 지혜로 이어지는 진화론적 발전이 현대사회에서는 거대한 기업의 등에 업혀, 주는 밥만 먹으면서 쉽게 살고 싶은 마음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마치, 날아보지도 못한 아기 독수리가 편안하게 모이를 먹을 수 있는 닭장에 들어가고 싶어 자신을 닭으로 착각하기까지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비유하면 거꾸로 닭장에서 탈출한 닭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균생명이 닭장 속의 닭보다 짧아지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 작은 날개로 날아보고 싶었습니다. 무단히도 노력했고, 그 과정에 날아보지는 못해도 뛰어는 봤습니다. 그러니 조금 알겠더군요. 닭장 속의 친구들이 왜 그렇게 나오기 싫어했는지...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 친구들과는 다른 닭이 되었고, 닭장을 나와서 온갖 포식자들에게 죽을 고비도 넘겼지만 아름다운 새도 만나봤으며, 물고기도 만나봤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는 시선을 얻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이제는 모이를 주는 사람이 없어도 혼자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은 구분할 수 있게 되어 더 많은 것을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최소한 닭장의 친구들보다는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닭장 속의 친구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운동부족으로 살을 찌고 여기저기 건강의 이상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은 그래도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면서 현재의 삶을 즐기고 있더군요. 하지만 보이지 않는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편안하게 살았던 닭장에서 나이가 들었다고 나가라고 하니 말입니다. 편안히 앉아서 주는 모이를 먹고 알만 제공했던 닭에게 고기까지 요구하지 않아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평생 닭장에서만 살던 닭이 밀림에 나와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독버섯을 먹고 하루만에, 아니 먹기는커녕 나오자마자 포식자의 먹이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 닭장의 닭은 밀림으로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나올 준비를 해야 하고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나와서 고민하면 더 배우기도 힘들고, 큰 희생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편안한 닭장의 유혹에서 가능한 빨리 벗어나라고 합니다. 닭장에 적응해서 다리와 머리가 퇴화된 닭은 풀어줘도 다시 닭장으로 돌아옵니다. 꾸준히 운동하고 준비해서 문이 열리는 순간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도록 연습하세요.
아직 알에서 깨어나지도 않은 우리 시대의 많은 독수리들에게 한 번은 날아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자칫 다리가 부러져 닭장에서 평생 살더라도 자신이 독수리라는 사실을 알면 최소한 닭장에서라도 대우는 받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SBS 스페셜에서 “퇴사하겠습니다.” 라는 부제로 방영했던 영상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유명세를 타는 전직 신문기자의 이야기를 주된 스토리로 퇴직을 준비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어 보여주더군요. 직장에 대해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좋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꼭 추천해 드리고 싶으니 찾아서 보시기 바랍니다.
인생 전반에 걸쳐 직장은 잠시 스처가는 곳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배우는 학교와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즉, 밀림에 나오기 전에 밀림을 다녀온 선배 닭이나 독수리들에게 배우는 시간이 되기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현실에 안주해서 월급에 연연하지 말고 홀로서기를 위해 사업을 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러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이 많고, 그 배움의 시간들이 자신을 조직에서 더 높은 위치까지 올려줄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SBS 스페셜]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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