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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ti-Tool 의 의미

Jason Park 2017. 7. 8. 15:19

기계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욕심내는 물건들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 Multi-Tool 이 순위에서 꽤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YouTube 동영상만 봐도 관련 영상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국적을 가리지 않고 남자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오브제(Objet or Object)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계를 좋아하고 자동차와 비행기에 관심을 두는 남자라면 당연히 접해야하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그 수요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야외활동이나 손으로 무엇인가 만들어보는 기회가 갈수록 적어지는 사회적 환경 때문이 아닌지 나름대로 분석을 해봅니다만,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손을 이용해서 무엇인가 만들어보는 과정은 재미를 넘어 배움의 기회가 되기도 하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생존을 위한 필수지식으로 생환훈련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인데, 우리나라는 “세월호” 영향으로 만들어진 형식적인 생존수영 몇 번이 한계인 것 같습니다. 전쟁이나 조난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도구를 활용한 생존훈련은 생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줄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관련 직업으로 이어지는 좋은 훈련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공구를 좋아했지만, 본격적으로 만져본 것은 20대에 공군부사관 생활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Multi-Tool 하나는 어린 시절의 “맥가이버”에 대한 환상을 떠오르게 만들었고, 당시 월급의 10%가 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결심을 하는데 큰 용기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첫 Multi-Tool 은 Victorinox 였습니다. 빨간색 손잡이와 은색 칼날의 매력은 보고만 있어서 뿌듯한 만족감을 주는 이상한 물건이었지요. 당시에는 크게 사용할 목적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늘 가지고 다니면서 시간만 나면 꺼내보고는 했습니다. 오히려 그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일을 만들기까지 했었으니, 참 좋아하는 것도 병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늘 함께하던 Multi-Tool 이 조금 부족한 마음이 들어 하나씩 더 구매하게 되었고, 몇 해 전에 시작한 캠핑용으로 구입한 것까지 모두 4개가 되었네요. 오늘은 그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드려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제 손에 들어온 Victorinox 입니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물건이라 애착이 크고, 평소에 가방에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칼과 송곳, 코르크 스크류입니다. 무난하게 도시나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지요.

 

 

 

 

 

 

 

그러다가 사무실 생활을 시작하면서 몇 가지 필요한 공구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그래서 구입한 두 번째 Multi-Tool 은 역시 같은 Victorinox 제품으로 조금 더 크기가 큰 녀석입니다. 가격도 더 올라갔지만, 다양한 기능이 사무실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공구를 한 번에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플라이어와 스크류 드라이버입니다.

 

 

 

 

 

 

 

세 번째 식구가 된 녀석은 아주 작은 Multi-Tool 입니다. Leatherman 제품이고, 미국에서 일하면서 알게 되어 그 이후 꾸준히 애용하고 있습니다. 늘 주머니에 가지고 다닐만한 공구가 필요했던 시기에 구입했고, 가격은 저렴한 편인데 그 효용가치는 가장 높다고 판단됩니다. 역시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플라이어와 칼, 줄 정도입니다. 자주 사용하는 만큼 많이 낡았지요.

 

 

 

 

 

 

가장 최근에 구입한 마지막 Multi-Tool 은 캠핑용으로 먼지나 오염에 강하고, 무엇보다 모든 기능을 한 손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선택한 제품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Leatherman OHT(One Hand Operation Multi-Tool)입니다. 캠핑에서 필요한 여러 기능들 뿐 아니라 이전 Multi-Tool 에 없는 기능도 있어서 나름대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요.

 

 

 

이런 Multi-Tool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 사람의 생활이나 관심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기계를 좋아하고 관련 분야에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물론, 저는 Multi-Tool 외에도 대형 공구함을 4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필요나 관심에 따라 하나씩 사서 모으던 것이 많아진 경우지만, 그 빈도에 차이가 있을 뿐 고르게 사용하는 재미를 즐기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 공구들도 보여드릴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항공정비사가 되겠다고 지원하는 회사의 면접장에서 경쟁자의 주머니에서 Multi-Tool 이 나온다면 그 게임은 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다른 조건이 비슷한 상황에 한정하겠지만, 평소의 모습을 그 Multi-Tool 하나로 상당부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지원자의 SNS 까지 검색하는 요즘 면접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작은 소지품 하나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물건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공구의 즐거움....즐겨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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