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어김없이 미세먼지와 황사가 우리나라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물을 사먹는 시대를 개탄하던 분위기에 적응할 때가 되니, 이제는 공기를 사서 마셔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는 것도 무리가 아닌 일이 되어버렸네요. 최근, 미세먼지와 다양한 오염물로 인한 스모그까지 함께 발생하면서 이전보다 공기에 대한 소중함과 건강에 대한 염려가 사람들 입길에 오르내리며, 자연스럽게 미세먼지 마스크의 사용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넘어 오염된 공기에 대한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 아닌가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얼마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착용한 사람의 경우에도 제대로 그 착용법을 모르거나 무용지물이 된 상태로 얼굴에 걸치고만 다니는 경우까지 참 다양한 모습을 눈으로 보았을 때는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미세먼지 마스크의 종류도 다양하고 어렵지 않게 그 차이점에 대한 정보는 제품에서 찾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함께 착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스크의 목적은 공기중의 오염물을 호흡할 때 걸러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실겁니다. 무감각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무시할 것이라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큰 제품이라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착용여부를 결정하는 큰 변수는 대기의 질에 따라 몸을 보호하는 개념으로 봐야 합니다. 자신의 몸을 아끼고 보호하는 마음이 먼저 선행되어야 다소의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군요.
일단, 착용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어떤 종류의 마스크를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양한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이라고 봐야겠지만, 위생용품임을 감안하면 가능한 흰색의 제품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염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능적 측면에서는 KF80 과 KF94 로 구분하여 먼지를 걸러주는 정도를 표시하고 있는데, 무조건 높은 제품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비교적 몸이 안정된 상태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KF94 제품도 무난하지만, 약간이라도 움직임이 있는 경우 KF94 는 호흡이 어려울 수 있으니 KF80 을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은 착용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방독면 착용법을 배우셨을텐데, 같은 원리라고 보셔야 합니다. 호흡하는 과정에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해서는 코를 통해 들어오는 공기가 반드시 필터를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냥 호흡하는 것에 비해 저항이 느껴지는 것이 정상이며, 마스크를 한 상태에서도 편하게 호흡이 된다면 일단 착용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마스크 착용이 불편하다고 헐렁하게 입주변만 가린 사람도 많은데,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부분이 코 주변입니다. 상대적으로 굴곡이 심한 코 주변은 금속재질의 지지대를 부착해서 더욱 밀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멋(?)을 부리려는 것인지, 일자로 착용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위의 사진처럼 코에 맞게 금속을 변형시켜 밀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와 입, 턱 아래까지 모두 밀착된다면 마지막으로 귀에 밴드를 걸어 고정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이 부분도 쉽게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정도 단단하게 고정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앞면부에 잘 맞도록 고정하는 과정이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밀착력이 떨어지면 움직이는 과정에서 쉽게 외부의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신의 얼굴에 맞는 규격을 사용하는 것이 더 우선이겠지만, 잘 맞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제 경우에는 30분 이상 착용하면 얼굴에 자국이 남을 정도가 됩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화장이 지워지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꼭 착용하시고 화장은 회사에서 하시는 것은 어떠실지...^^;;
마지막으로 중요한 부분 하나만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후 관리법입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미세먼지 마스크는 일회용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일회의 의미가 과연 한 번 사용이라는 말일까요? 그 한 번은 과연 몇 시간일까요? 또한 어떤 상태에서 사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일까요? 쉽게 사서 쓰고 버리는 물건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요즘에는 거의 매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도 천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서 한 달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적은 금액도 아닙니다.
일회용 젓가락이나 일회용 컵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젓가락으로 짜장면을 한 번 집어서 먹고 버리지 않고, 일회용 컵의 경우도 담아서 먹는 음료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수를 마셨다면 두 번 이상은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젓가락이나 컵은 오염상태가 눈에 쉽게 보이기 때문에 버리는 시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으나, 마스크의 경우는 조금 다르게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품 어디에도 일회의 기준을 정확하게 표기한 경우가 없는 이유는 사용자의 환경이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사용하며 기준을 정해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나 공기청정기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필터 제품은 다른 변수가 없기 때문에 사용시간에 따라 교환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마스크는 필터 기능의 손실에 앞서 오염에 대한 기준을 먼저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호흡과정에서 발생하는 습기는 먼지의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오염을 기준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더구나,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말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마스크 안쪽의 오염까지 생각해야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말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 착용 후 잘 건조시킨다면 8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봅니다. 마스크 재질의 노후까지 감안한 결과이며, 개봉 후 1주일은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말을 하기 때문에 하루 이상 착용은 어렵다고 보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건강과 비용을 생각한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방법을 참고하여 효과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라며, 아니라면 하루만 쓰고 폐기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 경우 평균 3일 정도 사용하기 때문에 한 달을 기준으로 10개 이상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요즘에는 안경 착용자를 위해 배기밸브가 부착된 제품부터 다양한 기능이 첨가된 고가의 제품들이 팔리고 있지만,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마스크의 본질적 기능에 충실한 저렴한 제품으로 자주 교환해서 사용하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판단됩니다.
조금이라도 건강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건강한 봄 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