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직업인 특강을 다녀왔습니다. 몇 해 전까지는 꾸준히 했던 강의였지만, 일부 학교들의 시간 때우기용 섭외에 오히려 제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되어 중단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연이 닿은 한 선생님 덕분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군요. 다양한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 탓에 아이들 얼굴만 봐도 학교와 집안 분위기가 짐작이 되는데, 어제 다녀온 안양고등학교의 수강생들은 하나같이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참 얼마만에 보는 눈빛인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의 열정이 그대로 뭍어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제 마음이 더 열정으로 타올라, 강의시간이 부족할만큼 쏟아붓고 왔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이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3시간이라는 한계는 참 아쉽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 아이들의 앞날에 제 이야기가 작게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행운도 빌어주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학생들과 즐거운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도 흐뭇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만난 제자 덕분에 더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작년 여름에 유학을 보냈던 녀석이 방학을 맞아 귀국했다기에 잠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유난히 제 말을 잘 따르던 녀석이 1년 반 만에 많이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와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간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심정은 또 얼마나 행복하실까....상상이 됐습니다. 남은 유학기간도 알찬 경험으로 채우기를 당부하고 어머님을 위한 딸기를 들려보냈습니다. 녀석이 예쁘게 보였던 이유중 하나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일부러 나파밸리까지 다녀왔다며 자신있게 내밀던 와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행복하게 할 줄 아는 능력을 배워가는 모습....그 마음이 정말 예뻤습니다.
중요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음미하며 즐겨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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