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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스-정비사를 위한 영화

Jason Park 2017. 8. 7. 16:36

날씨도 덥고 나가면 고생이다 싶어 어제는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소에 디스크를 구매해서 영화를 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추가영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대규모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 완성도 높은 외국영화를 스토리 이해에 바쁜 2시간 남짓 감상한 한국인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굳이 디스크를 구매해서 하나하나 곱씹으며 감상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보통 사람들의 몇 배를 알 수 있고, 영화의 감동이나 이해의 폭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어지는 경험을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기계나 비행체가 나오는 영화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꼭 챙겨보는 편인데, 그렇게 선택된 영화 한 편이 어제 꽤 큰 울림으로 다가와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Passengers - 패신저스"

 

올 해 초에 개봉했는데, 국내에서는 그렇게 성공적인 결과물을 거두지는 못한 것 같더군요.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였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고싶었지만, 시기를 놓여서 아쉽게 생각했던 영화였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디스크로 만나게 되었는데, 역시나 1시간이 넘는 추가영상에 별도의 디스크로 제공되는 제작과정 스토리까지 보고나면 본편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더 많은 이야기뿐 아니라 0.5초만에 지나가는 100,000 Man/Hours(인시수)를 놓이지 않고 감동할 수 있고, 스치듯 지나칠 수 있는 "Damn" 이라는 대사 하나의 의미를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 해택을 줍니다.

 

 

 

 

 

 

 

 

여느 SF 영화로 생각하고 평소와 다르게 본편 영화부터 감상했는데, SF 를 넘어 사랑과 인간애, 철학과 미학적 요소에 심리적 긴장감까지 아우르는 참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자평을 내렸습니다. 다른 부분도 좋았지만 시각적 섬세한 표현과 장엄한 스케일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더군요.영화의 평에 대한 글은 인터넷에 많이 있으니 관련 글을 찾아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배우의 연기나 작품성, 혹은 내용에 대한 견해가 아니라 순수하게 정비사로서 바라보는 시각과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던 연애의 중요성을 참 잘 풀어놓은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언급해 보려고 합니다.

 

 

 

먼 미래, 새로운 정착지를 향해 120년의 여행을 떠나는 환상적인 우주선에서 예정시간보다 90년 먼저 깨어난 남자가 사랑을 하고 인생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마치 인간의 삶과 참 닮아 있구나 싶었습니다. 기능공으로 탑승했지만 우연한(?) 사고로 유일하게 먼저 동면에서 깨어난 인간이 된 남자는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심리적 고통을 넘겨가며 적응해갑니다. 그 과정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여러가지 생존방법에 대한 도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지만 결국 자살까지 선택하는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만약에 같은 상황에 내가 처하게 된다면....생각해 보게 됩니다. 역시 같은 행동을 하게 될 것 같고, 그런 과정들이 그래서 더 즐겁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심리적 추적과 행동의 패턴이 더없이 이해되는 과정이었습니다.

 

 

 

 

 

 

 

 

 

심리적 한계에 다다른 주인공은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이 중요한 영화의 감상포인트이기 때문에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동면에서 깨어난 여자도 남자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적응해가지만,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적 특성이 잘 보여지는 행동을 하게 되면서 남자와 서서히 융화되기 시작합니다. 인문학도인 여자와 공학도인 남자의 만남은 전형적인 남녀의 만남과 닮아있고, 그 여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남자의 노력으로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성숙한 시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한 호감이, 평소의 삶이라면 만나기도 어려웠을 두 사람의 관계를 사랑으로 발전시켜 갑니다. 영화의 내용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남녀간의 사랑은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한 매력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매력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지면서 충돌점이 되어간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서로 꾸준히 노력하며 배려해야만 사랑이 유지되거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영화에서도 남녀 주인공은 관계에 있어 극단으로 치닫는 위기를 맞게 됩니다. 우주선의 치명적인 결함을 남자의 공학적 능력과 희생정신이 해결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자도 자신과 남자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을 맞게 됩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사랑 이야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배경에 SF 요소가 가미되면서 새로운 이야기 소재가 많이 만들어졌는데, 특히 남자 주인공이 정비사라는 점이 참 마음에 듭니다. 미국적 사고에서 전형적인 남성의 직업을 대변하고 남성적 성향을 잘 보여주는 직업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특히, 그의 직업에 대한 철학을 잘 표현해주는 대사가 있어서 더 영화적 매력이 배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여자가 깨어나고 현실적 적응을 해가는 즈음, 여자의 직업적 특성이 표현되며 남자를 인터뷰하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가족과 배경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냐 묻는 여자의 질문에 남자는 이렇게 답합니다.

 

 

 

"지구에서는 무엇인가 고장이 나면 고치지 않고 버리지요."

"우리가 이주할 곳에는 수많은 문제가 발생 할겁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요."

"Mechanic 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시대가 될겁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나는 내가 살 집도 만들 수 있어요."

 

 

 

이 장면은 남자의 직업적 전문성과 애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00% 이상 공감할 수 있었던 것도 제가 평소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군요. 이런 사고를 가진 전형적인 남자와 정반대의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여자와의 만남은 아주 이상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에서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어서 중반부는 참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감상했네요. 물론, 이러한 극단의 환경에서 여자도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잘 발휘합니다. 남자에 대해 분석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후손을 위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위기가 찾아오고 남자의 직업적 능력이 위기를 극복하는 절대적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의 중요성이 증명되며 사랑은 재 확인되고 두 사람은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끝을 맺지요.  영화를 감상하고 추가영상을 이어서 보는데, 삭제장면을 집중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개봉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편집될 수 밖에 없었던 장면을 보면, 보다 스토리나 각 인물의 행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됩니다.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은 방법으로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이런 방법도 있고 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차원의 정보였다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Mechanics 와 Journalist 라는 두 직업이 남자와 여자를 대표하는 직업도 아닙니다만, 최소한 그 성(性)의 역할이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직업이라는 생각은 합니다. 서로 극단에 서있는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애착과 이상적인 자세를 잘 표현해주는 영화라고 저는 또 다른 평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기계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분들이라면 상대적으로 더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회 만들어 꼭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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