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청년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보살피며 돕는 일은 어쩌면 당연함을 넘어 소명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거창하게 나라의 미래를 걱정해서라기 보다는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후배를 보듬는 마음을 갖는 것은 우리 민족 정서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도리에 하나가 아닐까요?
단순하게 후배를 돕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작한 일이 지금은 그 범위가 넓어졌지만, 여전히 항공분야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돕는 일은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요즘은 공군 부사관으로 지원하는 후배들을 집중적으로 돕고 있는데, 역시 갓 졸업한 초년생들은 이력서와 자소서에 대한 어려움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재차 확인하는 중입니다. [지원동기]라는 물음에 어떤 이야기를 써야할지 막막하다는 말은 지원자 모두에게 들을 수 있는 고충에 하나였습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자기 자신에 대해서 들여다 보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어떤 일이 있었고, 그 일들이 지금의 자신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갖고 있습니다.
[내 인생 100대 이벤트]라는 글을 아무런 형식이나 기준도 주지 않고 자유롭게 써오라고 시키면, 그 글을 통해 성격과 성장과정, 장단점 등을 거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마침 서로 상반된 특성을 가진 두 명이 한 번에 찾아와 대조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에 대해서 보다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중에 한 녀석이 친구가 승무원 준비를 한다며 함께 왔었는데, 오랜만에 승무원 준비생을 만나보니 예전에 교육하던 생각도 나더군요. 지금은 그 때와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조종사나 정비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23세라는 나이에 승무원을 지원하려 찾아온 학생은 여느 청년들처럼 자신이 왜 승무원을 하려는지 조차도 깊이있게 생각해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해야할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2시간동안 나누고 나니 무엇인가 느껴지는 바가 있었는지 스스로 다짐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세 번째 도전이라는데...이번에 안되더라도 내년은 올 해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보라 조언했습니다. 특정 직장에 합격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요즘 청년들의 좁은 시야는 합격 이후의 삶에서 많은 고충으로 이어지게 될 뿐 아니라, 결국 그 직장에 들어오기까지의 시간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듯,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들어간 이후의 삶에 대한 목표가 더 중요하니 조금 더 깊이있게 고민하고 어른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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