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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이야기

완벽한 교재 "Planes"

Jason Park 2014. 11. 20. 16:50

 

 

 

작년에 이어서 올 해 2편까지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입니다.

비행기를 좋아하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야하는 교재와도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아직 모르시거나 보셨다고 해도 큰 감흥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오랜시간 포스팅을 준비했는데, 참으로 써야할 이야기가 많아 힘든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이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각 20번 이상 봤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더 볼 것 같기는 한데,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드리고 조금 더 재미있게 교재로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드릴까 합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라는 편견에 보실 생각조차 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이 "Planes" 시리즈는 차라리 어린이가 보기에는 힘든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어권 국가의 어린이라면 조금 다르겠지만, 문화가 다르고 번역과정에서 많은 부분들이 어색해지는 각색이 필요한 상황에 국내 어린이들이 보며 즐길 수 있기에는 많은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제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한 상황은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고 나가버리거나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영화인데, 이런 전문적인(?) 애니메이션은 다른 문화권의 일반인들이 보고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비행기를 공부하고 도전하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고, 재미를 넘어 감동과 감격의 순간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제가 그러했고, 그래서 더 자주 보게되는 이유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제게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수도 없이 강조해가며 영화를 설명해주고, 영어자막을 통해 감상하게 했더니 참 재미있었다며 저처럼 반복해서 보게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글자막이나 한국어로 더빙 편집된 애니메이션을 보신다면 이 "Planes" 시리즈의 30%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저는 과감하게 말씀드립니다.  어차피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입장에서도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지만 비행기에 대한 실무용어 사용과 현실에 가까운 섬세한 표현을 보게되면 비행기 공부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좋은 교재가 아닐수 없는 상황이지요.  이 부분에서 제작자와 감독분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겠고, 아울러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주는 디즈니에게 감사의 마음까지 들게되는 부분은 비행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각각 나누어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인데, 일단 저는 비행기 그 자체에 집중하고 비행기를 공부하는 여러분들의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언급하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2013년에 개봉했던 1편, "Planes" 는 "From above the world of cars" 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전에 만들어졌던 "Cars" 시리즈의 Spin-Off 로 기획되었던 애니메이션입니다.  애초에 2편까지 기획이 함께 이루어졌고 서로의 시리즈를 큰 틀에서 하나로 보는 그들의 제작방식에 많은 재미를 더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 예로, 올 해 개봉해서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한 "겨울왕국(Frozen)"에 "라푼젤(Tangled)" 의 라푼젤이 까메오로 출연하듯 "Planes" 에도 "Cars" 의 내용들이 언급되고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 내용이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캐릭터들이 중복되어 출연하며 스토리의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철저하게 기획단계에서부터 준비하지 않고서는 이루어내기 힘든 작업들이지요.

 

 

 

주인공인 Dusty Crophopper 는 70년대에 제작되어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농업용 항공기 제작사인 Air Tractor의 비행기들에서 변형되어 만들어진 항공기 캐릭터로 기본이 되는 모델은 AT-400 이라는 항공기이며, 추가로 Air Tractor AT-502, Cessna 그리고 PZL-Mielec M-18 Dromader 라는 모델들도 섞여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키패디아나 다른 사이트들에서는 다른 기종으로 Base Model 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제가 판단하기로는 엔진의 형식이 다양한 Air Tractor 의 형식상 Pratt & Whitney Canada PT6A 라는 Turboprop Engine 을 사용하는 AT-400 이 가장 비슷하다는 판단입니다.

 

 

 

 

AT-400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중인 항공기인데, 마침 지난 2009년도에 안산항공전에서 촬영해둔 사진이 있어 올려봅니다.  농약만 살포하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뿌리는 용도로도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속장치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Dusty 와 비교해 보시죠.

 

 

 

 

 

1편의 내용은 농업용 비행기로 만들어진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Racer 에 도전하는 전형적인 성장영화의 틀을 가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비행기의 특성상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기계적 이해와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교적 쉬운 영어식 표현이 많기 때문에 영어공부를 위한 교재로도 활용이 되고 있고, 관련 서적들도 많이 있더군요. 하지만 전문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의 절반은 놓이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비행기를 공부하는 분들이라면 조금 더 꼼꼼하게 찾아보고 감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비행에 관련된 용어와 Mechanic 으로 등장하는 Dottie 와의 대화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애니메이션이지만 거의 실제와 가까운 언어와 용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인지하시고 조금 더 집중해서 들어보시고 익숙해지시면 좋습니다.

 

 

 

 

 

Dottie

 

 

 

 

 

 

 

 

 

 

 

이 외에도 1편의 경우는 전세계를 비행하는 컨셉에 따라 다양한 국가의 특징이나 그들의 성향을 유머있게 잘 표현하고 있는데, 나라별 문화의 차이를 알고 볼 수 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멕시코 출신의 El Chupacabra 처럼 특색이 있는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고 그들간의 미묘한 차이나 언어 또는 이름의 표현에 집중해서 보시면 여러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와 국경을 넘는 사랑을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전반적으로 1편은 내용의 특성상 정비보다는 비행에 관련된 내용이 많이 다루어지고 전반적인 비행특성이나 비행술에 대한 지식, 다양한 비행기의 형태별 특징까지 볼 수 있으며, 추가로 각각의 나라에 따른 문화적 특성을 인지하고 보셔야 제대로 이해하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1년이 지난 올 해, 감독이 바뀌어 2편으로 돌아온 "Planes"는 "Fire & Rescue" 라는 부제를 달고 삼림소방관들에 관한 이야기로 다소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활동하고 있는 소방관들로 우리와는 스케일에서나 시스템에서나 많은 차이가 있어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있습니다. 감독과 제작진들은 사전에  California Department of Forestry and Fire Protection 를 방문하여 Smokejumpers 등과 같은 위험한 직업들을 직접 체험해보고 실제 비행기들의 넘버나 특징, 혹은 기동까지 거의 실제에 가깝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구입했던 Blue-ray Disk 에 추가영상으로 그런 체험장면들이나 캐릭터들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참 놀라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비행기들이나 그들의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만화영화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좋은 교재가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다소의 오류나 말도 안되는 설정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는 에니매이션화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충분히 감안이 될 수 있겠고, 현재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이라면 찾기 어려울 정도이니 그대로 믿으셔도 되겠습니다.

 

 

 

2편의 스토리는 주인공 Dusty 가 Gear Box 의 결함이 생기면서 시작됩니다.

그 과정에서 Dottie 의 설명이 충분하게 이루어지는데, 극장에서 상영되는 더빙본이나 한글 자막에서는 많은 부분을 생략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자막에 넣지는 못할 것 같고, 더구나 해석하는 번역가의 입장에서도 어려운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간단하게 이 부분을 설명드리면, Dusty 는 많은 무게를 싣고 비행을 해야하는 특성상 출력이 꽤 높은 Turboprop Engine을 사용합니다.  이 엔진은 흔히 제트엔진이라 불리는 형식인데 엄청난 회전속도를 가지고 있어 프로펠러를 사용하는 Dusty 에게는 회전속도를 줄여줄 수 있는 Gear Box 가 필요하게 됩니다.  프로펠러는 그 특성상 일정한 회전속도 이상을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여기서 사용되는 Gear Box 를 Reduction Gear Box 라고 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Turbine Engine 을 사용하는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기계장치로 자동차의 변속장치와 반대되는 기능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Reduction Gear

 

 

 

 

초반에 비행도중 Gear Box 의 손상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비교적 섬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외부에서 엔진구조를 거쳐 Gear Box 까지 이어지는 그래픽 표현인데 연소실과 Turbine 까지 어색하지 않게 잘 표현되어 있네요.

 

 

 

 

 

 

 

 

공항에 관련된 표현도 참 정확하고 사실감이 살아나게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나 TMST(Transportation Management Safety Team) 소속의 Maneger 가 출현하는 장면에서 고압적 관리의 표현이나 유머들은 가히 예술적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몇 번을 보면서도 이런 몇몇 장면에서 웃음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 참....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제작진이네요.

 

 

 

 

 

 

 

실제로 공항에서 활동하는 엄청난 크기의 소방차인데, 덩치에 맞게 표현이나 말투 등이 정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 소방관련 등장인물들이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개성있게 다루어지고 있는데 하나하나 참 사랑스럽습니다.

 

 

 

 

 

 

 

 

 

 

 

 

 

 

 

 

 

2편에도 역시 엄청난 Mechanic 이 등장합니다.  "Maru" 라는 약간 냉소적인 유머를 구사하는 캐릭터인데 아주 실력이 좋고 정도 많은 Tug 입니다.  마지막엔 Dusty 에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되는데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자주 강조하는 그의 모토가 있지요.  "It's better than new!"  자신의 실력을 절대적으로 신임하는 자신감의 표현이지만 실제로 정비사라면 이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있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각각의 등장인물의 개성을 한 번에 보여주는 좋은 장면이 있어 아래에 링크합니다. 

 
 
 
 

저와 비슷한 연배가 되신 분이라면 더욱 반가운 장면이 하나 등장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70년대에 TV 에서 "기동순찰대"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던 미국 TV 드라마 시리즈가 있습니다.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여건이 되지 못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많은 외국 드라마나 만화를 보며 저는 자랐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몇몇 작품들이 있는데 두 명의 고속도로 순찰대가 할리를 타면서 여러 범죄를 해결하는 내용이었는데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아서 아주 즐겨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원제는 CHIPs 라고 되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의 약자인데 에릭 에스트라다라는 배우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지요.

 
 
 

 

 

 

 

 

모르고 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그 드라마를 알고있는 세대라면 정말 반가운 얼굴이 아닐 수 없겠지요. 

저도 감격에 겨워 보는 내내 주의를 집중해서 듣고 보던 장면입니다.

 

 

 

 

 

 
 
 
 

그 밖에도 다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작품의 배경이나 작은 부품하나, 이름, 말투, 음악에 이르기까지 알고 본다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작품입니다.  많은 글에서 강조했듯,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니 여기서 제가 언급한 부분외에도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시고 비행기에 대해서 폭넓게 공부하신다면 더 즐겁게 영화도 보실수 있고, 나아가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실력을 갖게 되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내 항공관련 대학에서 한 학기 강의주제로 사용해도 될 정도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언젠가 그런 교수나 학교가 우리나라에 나타나기를 간절하게 소망해 봅니다.

 

 

 

주인공 Dusty 는 두 편의 영화에서 내내 조금씩 변화되고 있습니다.  가시적으로 확연하게 들어나는 육체적(비행기 기체) 변화는 비행기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관심대상이 될 수 있겠고, 아울러 그의 심적인 변화까지 간파할 수 있다면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작게나마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습니다.  세상이 힘들어지고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가끔은 순수한 사람들과 순수해질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럴 때 이런 영화....애니메이션....참 좋을 것 같습니다.

 

 

 

 

1편에서의 Torque Indicator

 

 

 

2편에서의 Torque Indicator

 

 

 

 

 

마지막으로 이런 감동적인 명작을 만들어준 디즈니에 감사하며 위의 이미지들은 각 애니메이션에서 캡쳐하거나 Goggle 이미지, Disney.com 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애니메이션만큼 감동적인 음악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즐거운 감상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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