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보다는 남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남"에는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을 포함하기 때문에 가족도 해당하겠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나의 성공과 만족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행복에 대한 기준이나 만족도에도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보다 큰 사랑과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하게 되는데, 그 방법이 남을 위한 삶으로 인생의 포커스를 바꾸어가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2년 전, 지금의 신축빌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파트를 싫어하는 이유가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웃과 소통하기 어려운 건축구조가 한 몫을 하고 있지요. 그래서 아직까지 아파트에 살아본 경험이 없습니다. 여러가지 편의시설들이 많고 재테크의 일환으로도 활용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편한 삶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첫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기숙사를 제외하고 모두 단독주택에서 거주했었고, 그 과정에서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삶이 아주 만족스러웠던 경험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결혼 후에도 줄곧 다세대 주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주택은 12세대가 한 건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신축건물인 이유로 제가 입주하던 시기에 거의 대부분의 세대가 이사를 온 상황이라 서로 소통하기도 어려웠고 어색한 관계로 시작하게 되었지요. 어떻게든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많은 노력을 했고, 지금은 정기적으로 반상회를 빙자한 술자리로 조금씩 편안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처음 이웃들과 편안한 술자리가 만들어지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또 다른 1년이 흘러 지난 달에는 함께 야유회도 다녀왔습니다. 장족의 발전이지요? 그간의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제자들에게 말해주고는 했는데, 왜 그렇게까지 힘들게 이웃과 사귀려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 때 마다 제가 하는 말은 아주 간단했지요.
"그렇게 살아야 맞는 것이니까~!"
제가 어린 시절에만 해도 옆집 어른을 만나면 당연히 인사하고 안부를 여쭙기도 했고, 국수만 삶아도 이웃과 나누어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정을 기반으로 사람을 만나고 교류했던 문화를 가지고 있었기에 당연히 받아들이며 공동체 생활에 적응해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핵가족화는 가속되고 폐쇄적인 가옥구조로 변화하면서 점차 이웃과의 소통기회는 줄어가고 사소한 일로 싸움까지 일어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층간소음부터 주차문제까지 의견조율만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필요이상으로 힘들게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요.
거실을 뛰어다니는 윗집 아이가 귀엽고 사랑스럽다면 소음도 거슬리게 들리지 않습니다. 모든 문제는 대화로 풀 수 있는데, 감정이 먼저 앞서고 대화의 기술이 부족하여 우리의 삶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주변의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이유에 또 다른 하나는 제 아들을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웃은 소단위의 사회입니다. 주변 어른을 만나도 인사도 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았고, 더 나아가 제 아이가 잘 못 한 일이 생기면 이웃의 어른들이 꾸중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으려면 평소에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많은 대화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다녀왔던 야유회에서도 저는 이웃의 아이들과 친해지려 많이 노력했습니다. 어른들이야 자연스러운 술자리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지만, 아이들과 친해지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더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먹고 자고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사람과의 관계는 나이불문 함께하는 시간에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조바심 내지 않고 오랜시간 즐겁게 놀아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웃들과의 관계가 좋아지면 술자리가 많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장점이 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고 살고있는 이웃들과의 문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됩니다. 주차문제만 해도 한정된 공간에 서로 양보도 하고 이웃의 손님을 위해 자신의 주차공간을 미리 배려해주는 감동적인 일까지 생기게 되었지요. 각 세대별로 직업들도 다양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주는 기쁨을 제대로 즐기며 살고 있지요.
좋은 이웃을 만들기...그 시작은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다가 음식을 나누고, 술자리로 이어지면 그 다음부터는 어느 누구나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 오늘부터 이웃들과 인사 나누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초기 반상회의 모습입니다. 조촐하지요?
조금씩 친해져 갑니다.
음식도 점점...^^*
주기적으로 청소도 해줍니다.
작년에 첫 송년회를 함께 했습니다.
드디어 야유회...역시 아이들은 함께 놀아야 친해집니다.
귀여운 녀석들입니다.
다녀온 사진들로 액자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밴드에 올렸던 사진을 책으로 엮어준 분도 계시네요.
좋은 이웃들이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 ^^*
매일 아침, A&P 강의와 함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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