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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s Story

단골 만들기

Jason Park 2016. 8. 30. 15:06

저는 차를 정비하러 집에서 25km 떨어진 곳까지 막히는 도로를 감수하며 2시간정도 운전해서 다닙니다. 왜 그런 고생을 하냐며, 저를 까다롭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글쎄요....저는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정비사가 좋아서....오랜 인연을 거리를 핑계로 버리고 싶지 않아서 하는 고생이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비난을 피하는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마음에 드는 정비사를 찾았고, 10년이 넘게 거래하며 이런저런 정과 신뢰도 쌓여있는 관계속에 물리적 거리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 번 정을 주면 잘 끊지 못하는 제 성격도 있지만, 그렇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비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도 경험상 알고있기에 함께 해온 시간에서 만들어진 최상의 만족감이 무엇보다 기분좋고, 편합니다.




한 번 마음에 들면 끝까지 간다는 저의 행통패턴은 가끔 손실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느정도 경험으로 만들어진 노하우 덕분에 이제는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늘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이도저도 모를 때는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사람공부를 많이 해야한다고 강조하는데...아직 젊은 학생들에게는 많이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있었던 제 일화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사무실 주변에 4년이 넘게 이용하던 미용실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미용실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단골이었고, 키큰 남자 미용사는 총각시절에 만나 아이아빠가 되는 과정까지 상세하게 대화를 통해 알던 사이였지요. 단골이 되면 금전적 이득도 물론 생기지만, 이런저런 설명이 필요없이 간단하게 제 스타일을 잡아주기 때문에 편하기도 해서, 남성은 물론이고 특히 여성분들이 자신과 맞는 미용사에 더 예민하시더군요. 저는 헤어스타일에 큰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닙니다. 중년이 넘어서면서부터는 멋을 부리기 보다는 깔끔하고 단정한 것으로 만족하는데, TPO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비교적 외면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더 신경쓰며 살고있습니다. 그래서 늘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며 여름과 겨울에 약간의 길이 차이만 주며 이발을 하고있습니다.  미용사 입장에서는 아주 간단하고 편한 고객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구체적인 스타일을 요구하지도 않고, 어떤 결과든 만족하기 때문이지요. 너무 심한가요?  ^^;;





아무튼, 그렇게 4년을 넘게 알고 지내던 미용사가 어느날 아무런 말도 없이 이직을 해버렸습니다. 나름대로의 사정은 있었겠지만 많이 섭섭하더군요. 그날로 저는 상당한 적립금을 포기하고 미용실을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에 또 다른 대형 미용실을 찾아 들어갔고, 어제까지 약 1년간 7명의 미용사를 바꿔가며 "사람"을 겪어보았습니다.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같은 돈을 써도 기분좋게 쓰고싶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인연을 맺고 싶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매 번 대화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과도하게 적극적인 사람부터 말 한마디 이어가지 않았던 사람까지 아주 다양한 분들과 만났고, 미용사 옆에서 도움을 주시는 수많은 Staff 도 만나보았지요. 해당 미용실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을 만나보고 단골을 결정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어제 그 결론을 내리게 되었네요. 스타일리스트나 디자이너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편의상 저는 미용사라고 언급하겠습니다.   비교적 젊어보이는 미용사였는데, 이분과의 첫 만남은 지난 달이었습니다. 4주마다 이발을 하니까, 딱 7월 말이되겠군요.





매번, 예약없이 방문하여 새로운 미용사를 찾았고, 조금은 어색한 듯 다가오는 한 분을 만나게 됩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샴푸부터 커트, 마사지, 스타일링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해주셨는데 꽤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조금 더 여유있게 쉬는 의미도 있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서 저는 가능한 한가한 시간대를 골라서 가기 때문에 가끔 작은 호사(?)도 누려봅니다. 머리를 자르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대화도 시도했고, 여느 미용사처럼 친절하게 잘 받아주시더군요. 물론 남자인 저보다는 미용사께서 더 많은 말을 하셨지만, 그런 과정에 열심히 대화에 참여했고, 아직은 미혼이며 남자친구와 올 여름휴가를 8월 중순에 제주도로 다녀올 계획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기분좋게 마무리 하며 즐거운 휴가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또 한 달 후, 어제입니다.  같은 시간대에 미용실을 다시 방문했고 같은 미용사를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도움을 주시는 Staff 이 계시더군요. Staff 와 간단히 샴푸를 하고 자리에 앉는데, 제 연락처를 묻습니다. 등록된 제 이름을 알기위함이라 판단되었습니다. 뒤이어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미용사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휴가이야기로 대화는 시작되었고, 고생한 이야기부터 즐거운 경험담까지 나누게 되었지요. 마무리가 되어갈 즈음....넌즈시 탈모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했습니다. 모든 미용사에게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인데, 일종의 테스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극명한 대응방식의 차이를 보게되는데, 적극적으로 모공검사부터 시작하여 관련 제품을 소개하며 구매를 유도하는 분부터 이런저런 민간요법까지 언급하며 유사과학의 세계에 빠져계시는 분들까지 있습니다. 어떤 분이 좋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제 나름대로는 미용사의 내면을 판단하기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하여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어제 만났던 미용사는 제 머리를 유심히 살펴보시더니 탈모는 아니라며 가마가 조금 큰 경우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것이라는 내용의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제 머리에 대해서는 잘 알고있었던 터라, 믿음이 갔고 기분좋게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결재 후 미용실을 나서려는데, 샴푸를 해주셨던 Staff 이 다가와 손을 내밀며 무언가를 제게 줍니다. 작은 사탕봉투와 함께 그날 대화에서 잠깐 언급했던 제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셨더군요. 작은 봉투에 담겨있는 초컬릿과 사탕인데, 먹지도 않는....아니 평소에 싫어했던 것들이 어제는 참 이쁘게 보였습니다. 기분좋게 집으로 오는 길....저도 모르게 초컬릿을 먹고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인연을 또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벌써부터 다음 달이 기대되네요....도넛이라도 한봉지 사가야겠습니다.

머리야 빨리 자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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