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 군대를 다녀오게 되고, 이른바 "피박"이라 불리는 명분으로 자연스레 헌혈을 접하게 됩니다. 요즘에는 학생들에게도 단체 헌혈의 경험을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저마다 이유야 어떻든 혈액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더 없이 고마운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역시 군인 시절에 처음 경험해 본 헌혈이 어머니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한 동안 거리를 두고 잊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니 어린 자식의 몸에서 피를 내는 일이,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할지라도 부모의 입장에서 달가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이해는 되더군요. 이제 그러한 어머니의 걱정을 염려할 나이는 넘어섰고, 오히려 건강에 문제로 헌혈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 "헌혈의 집"을 다녀오는 기회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버스로 지나치며 간간이 헌혈의 집을 보게되면 대부분 접근성이 그리 좋지 못 한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제 다녀온 서부혈액원의 경우도 지하철역 사이의 대로에 위치하고 있어, 마침 비까지 내리는 날이었지만 계획한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 비바람을 감수하며 다녀왔습니다. 혈액원은 일반 헌혈의 집과는 다르게 혈액에 관련된 제반 업무를 함께 하는 곳이기 때문에 건물도 꽤 크고, 주차공간도 있었지만 평소에 걸어 다니는 입장에서는 작은 불편을 감수하게 하는 부분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건물을 들어서니 상상했던 공간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혈액원이면 헌혈을 하는 공간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혈액원의 입장에서는 다른 업무가 우선인 것 같았습니다. 헌혈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곳은 3층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먼저 번호표를 뽑았습니다. 평일 기준으로 방문객이 서른 명이 안되는 듯 하네요.
전자문진을 위한 공간입니다.
여러 문항에 답변을 꼼꼼하게 해야합니다.
다시, 대면 문진 후 혈압, 혈액형 검사 등을 마친 후 팔찌를 받습니다. 생각보다 대면 문진에서 고려하는 사항들이 많더군요. 복용하는 약부터 시작해서 질병, 수술에 대한 이력과 최근에 여행으로 다녀온 지역까지 꼼꼼하게 물어봅니다. 제 경우는 캠핑으로 5월에 다녀온 지역이 한국 말라리아 의심지역에 해당되는 곳이라 일반 헌혈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결정한 헌혈방법은 혈장헌혈~!
혈장이란 혈액의 액체성분을 말하는 용어로 주성분은 물이 대부분이지만, 직접적인 혈액이 아닌 특정 성분이 필요한 환자들이나 관련 약품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헌혈과정이 더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서 헌혈자들이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자급율이 높지 않아 꼭 필요한 헌혈의 형태라고 하더군요. 비교적 단기간에 자주 헌혈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니 종종 해봐야겠습니다. 또한, 헌혈과정에서 조건들을 확인해보니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나 가능한 부분이 많아서 제대로 헌혈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줄어가는 인구감소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심각한 상황이 예측되는 부분이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시작입니다. 주기적으로 주먹운동을 해줘야 합니다.
바로 옆에는 이런 장비가 돌아가네요.
직업병이 다시 발동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몸에서 나온 혈액이 원심분리기를 통해 혈장과 혈구로 분리되어 혈장만 따로 모으고 혈구는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함께 헌혈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모두 이런 방식으로 헌혈을 하고 계시더군요. 얼마나 자주 오셨는지 직원분들과 친숙한 농담을 하시는 분도 보았습니다.
헌혈을 마치고 기념품을 고르라고 안내하시던데...제 기준에는 그다지 관심이 생기는 물건이 없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양도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영화교환권이라 생각되어 받기는 했는데, 그것도 한 장만 교환이 가능하여 선물하기도 좀 애매하더군요. 어차피 기부의 마음으로 찾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말 그대로 기념이 될만한 물건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그런 취향에 맞는 색다른 이모티콘이나 베지, 핀 등은 좋은 일을 했다는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으니 더 만족도가 높지 않을까 싶은데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간식은 늘 풍성합니다. 챙겨가는 학생들도 있더군요.
처음으로 혈장헌혈을 했다는 스티커입니다. 기념이네요. ^^;;
그렇게 또 색다른 경험을 해보며, 몇 가지를 배웠습니다. 역시 삶은 배움의 연속으로 채워야 풍요로워지지 않나 싶습니다. 내 몸에 대한 관심도 한 번 더 가져보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기에 약간의 불편과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렵지 않은 기부이기도 하니 뿌듯한 마음 한번 가져보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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