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부부는 아직 제 벌이가 신통치 못해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아침에 출근할 때 아내의 경차를 이용해 온 가족이 함께 집에서 나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자동차 자체를 점검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까지 오는 잠깐의 시간 동안은 제가 늘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간단히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사소한 문제가 생기면 출근길에 아내에게 정비소에 들렀다가 가라고 조언을 하지요. 마침 바로 어제도 타이어 하나가 펑크가 나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신속하게 스페어 타이어로 교환해서 출근시켰습니다. 타이어와 같은 사소한 결함이야 바로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가 아닌데, 지난 주에는 배터리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자동차 계기판에는 많은 경고등이 있지만, 그 종류에 따라 아주 예민하게 조치해야하는 중요한 경고등이 있습니다. 배터리 경고등은 쉽게 켜지는 일이 없는 상황이니만큼 그 조치 방법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경우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운전을 해오고 있지만, 배터리 경고등이 켜지는 경험은 저도 처음 겪어보네요. 경차의 부품이 다소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출근길, 아내와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는데, 아내에게 다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주행 중에 계기판에 경고등이 켜졌다며 사진을 찍어 보냈더군요. 평소라면 계기판도 보지 않았을 사람이 그 날은 어쩐 일인지 확인을 다 했네요. 결과적으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배터리 경고등은 배터리에 충전되는 전원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입니다. 자칫 배터리 자체의 문제가 생겼다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배터리 충전을 위한 전원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켜지는 경고등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모양은 배터리처럼 생겼지만 발전기 경고등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Alternator Warning Light" 라고도 불립니다.
차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어떻게 조치를 해야할까를 고민하다가 나름대로 분석을 하고 판단을 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배터리를 교환했던 이력을 제가 알고 있기 때문에, 결함의 원인이에서 배터리는 일단 배제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원인은 충전전류가 공급되는 배선과 발전기로 압축이 되는데, 확률적으로 발전기를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보내준 사진입니다.
그렇다면, 오로지 배터리 전원만으로 주행을 해야한다는 상황을 예측하고 가능한 주행거리를 계산해서 정비소로 갈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견인차량을 요청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늘 점검했던 차량이기 때문에 차량의 상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고, 저는 아내가 늘 이용하던 회사 근처의 정비소까지 운전해서 가라고 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태가 좋은 배터리라면 이런 경우 최소한의 전원만 사용해서 1시간은 운행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아내에게도 모든 라이트와 에어컨, 라디오까지 끄고 가라고 했네요. 물론, 발전기를 구동하는 V-Belt 가 끊어진 경우라면 상황은 다릅니다. 이런 경우라면 엔진의 냉각수 온도까지 함께 상승해서 과열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운행을 지속해서는 안됩니다.
결과적으로, 차량은 정비소까지 잘 도착했고 문제는 역시 발전기로 판정이 났습니다. 작은 지식이지만 경제적인 도움과 함께 아내의 안전까지 담보할 수 있었던 또 다른 경험이 되었네요. 제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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