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는 날인데,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후로는 이전과 다르게 다가오는 날이 "스승의 날"입니다. 스스로 스승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늘 점검하며 살아가지만, 미천한 경험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속하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거나 부담스럽다 느끼며 폐지하자는 말들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만, 저는 그래도 유지해야한다는 생각을 어제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정성이라도 준비하며 마음을 표현하는 그들의 즐거움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는 점과, 만난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전화를 할 수 있는 좋은 핑계까 되어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전화나 메시지도 좋지만, 진심이 담긴 편지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글로 나눌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신뢰와 사랑도 커가는 날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어제도 그런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정성을 담을 손편지는 물론이고, 텍스트 메시지나 카톡, 직접 그린 그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청년들이 참 고맙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서른에 가까운 나이에 누군가에게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는 말이 참 제게 큰 힘을 주었습니다. 이 청년들이 중년이 되어서도 스승의 날에 감사의 편지를 받을 수 있도록 제가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녁에는 항기원생들이 찾아왔습니다. 피자에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항기원을 넘어 더 멀리 바라보는 청년들도 늘어가는 모습이 참으로 반갑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들의 앞날에 더 큰 행복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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